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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숲속쉼터 정보 https://www.ohseoul.org/2022/programs/인왕산-숲속쉼터/event/267
청와대 방호용 경찰건물을 시민에게
본 건물은 1968년 1·21 무장공비 김신조의 침투 이후 청와대 방호 목적을 위해 인왕산 자락길에 경찰병력이 주둔하는 용도(인왕CP)로 건축되었다. 지난 50년간 운영되었으나 청와대의 인왕산 지역 전면 개방 계획에 따라 방호 담당 경찰 인력의 축소, 이전으로 철거가 예정된 건물이었다. 그러나 경찰건물 주변은 산세가 수려하고 전망이 양호하여 시민들에게 숲속의 새로운 휴식공간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청와대의 의견에 따라 서울시와 주관기관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서 간 무상양여 협약을 통하여 건물 활용이 가능한 여건을 확보하고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되었다. 본 사업은 대통령 경호처, 수도방위사령부, 서울지방경찰청 등 청와대의 방호목적 기관과 서울특별시(공원녹지정책과), 종로구(공원녹지과, 건축과), 공공 건축가 간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비공개 방호시설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로 제공한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기능과 공간 - 기억과 흔적을 위한 장치
경찰건물(인왕CP) 증축 및 리모델링은 과거 폐쇄적으로 운영된 경찰건물을 증축 및 리모델링하고 훼손된 자연경관을 되살리며 자연과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진행하였다. 기존 건물은 1층으로 2개의 층고를 가진 건물이었으나 이를 활용하여 낮은 쪽 옥상 부분을 2층으로 증축하여 문화공간으로 사용하고 높은 부분을 전망대로 사용하도록 리모델링하였다. 아울러 인왕산스카이웨이를 산책하는 불특정 공원 이용객들과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이 쉽도록 개방적 공간을 구성하였고, 특히 인왕산 자락길에 최초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과 양질의 휴게공간을 계획하였다. 아울러 주변에 조성되었던 기존 콘크리트 등의 인공시설물을 철거하고 훼손되었던 바위, 수목 등의 자연을 복원하였다.
새로운 증축 공간과 리모델링 공간 설계는 주변 수목과 바위가 이루고 있는 경관이 실내공간으로 흐르도록 유리를 사용하여 외벽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1층에 폭 15.48m, 높이 3.4m의 슬라이딩 도어를 두어 개방하면 내부에서도 자연의 바람과 경관을 느끼도록 하였다. 2층도 2개의 층고를 이용하여 도시경관과 자연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설계하였다.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일부는 증축하고 일부는 데크 면적을 넓게 확장하기 위해 기존 벽체보다 후퇴하여 필로티를 만들었고 태양과 비를 가릴 수 있는 처마 공간을 조성하였다. 기존 건물의 외벽 시멘트벽돌과 출입문을 일부 보존하여 시선을 차단하거나 벤치로 활용하여 기존 건물에 대한 기억과 흔적의 장치로 계획하였다. 기존 경찰건물로 운영할 때 사용하던 기름탱크 역시 보존하여 외부 조경 요소 및 풍경이 되도록 하였다. 외부는 산책하는 시민들이 쉽게 이용하고 휴식하며 경치를 조망토록 친근감 있는 목재 데크로 조성하고 H빔을 이용한 의자를 계획하였으며,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접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하여 기존 보도와 건축물 출입의 단차가 없도록 설계하였다.
증축부의 철골구조와 구조미
기존 건물은 콘크리트 가구식 구조로 내진 성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외벽은 시멘트벽돌과 플라스틱 판재로 마감된 건물이었다. 리모델링은 외부 벽체와 내부 칸막이벽을 모두 철거하고 기둥, 보, 슬래브는 보존하되 탄소섬유로 보강하여 내진 성능을 확보하였으며 증축 부분은 강구조를 채택하여 설계하였다.
본 리모델링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증축한 부분의 구조 재료인 강구조를 모두 노출하여 기존의 RC 구조와 구분되도록 철골의 구조미를 강조한 점이다. 증축 부분은 모두 H빔과 구조용 각관을 사용하여 시공성과 경량화를 도모하였으며, 벽체는 투명한 유리로 계획하여 가볍게 보이도록 하였다. 2.3 m의 낮은 층고와 그로 인한 기계설비와의 간섭, 전면 유리 시공 등의 조건을 고려하여, 증축 부분의 철골구조와 기존 구조의 내진 보강 탄소섬유 보강재를 모두 노출하여 구조미를 강조하였다. 이는 개방감을 높이는 효과로도 작용하였다.
특히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내부와 외부 2곳에 모두 철골로 설치하였다. 내부 계단은 기존 슬래브를 오픈하고 철골조 계단의 구조미가 드러나도록 대리석 상판을 얹어 디자인하였으며 천정의 경우 천정재와 H빔 사이를 띄우고 그사이에 간접조명을 넣어 철골구조를 강조하였다. 아울러 1층 남쪽의 벤치와 2층 데크의 난간 상부를 H빔으로 디자인하여 철골구조가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금까지는 건축 시장에서 주로 대형건축물에서 철골조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신축 공급이 거의 끝난 서울시 등 대도시의 경우 향후 소형건축물의 증축, 리모델링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시공성, 시간 단축, 경량화, 건식/조립식 구조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강구조 사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100㎡(30평) 규모의 증축이나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향후 소형건물 리모델링 시장의 강구조 사용 확대에 좋은 선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이충기
사진 김용순
인왕산 초소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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