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물이 오르막길에 위치해 있어 이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미리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평창동의 미술 DNA를 담은 언덕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평창동에 흩어져 있는 120여 개의 작가 아틀리에와 갤러리, 지역 미술 관련 시설의 중심이다. 또한, 한국 근현대 미술문화 자료를 수집·연구하는 중요 시설임과 동시에, 시민들을 위한 지역문화의 거점이다. 시민들에 의해서 미술문화 자료가 모여 아카이빙되고 계속해서 채워지며 연구되고 전시되는, 성장하는 성격의 새로운 미술문화복합공간이다.
탈 중심적인 공간을 구성하고자 지형에 순응하여 병렬로 배치하고 공간의 위계 설정을 지양한다. 네 개의 필지로 나누어진 프로그램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조직에 속해있다는 맥락에서, 기존 도시의 네 개의 빈칸을 회복하고 서로 관계 지어 도시공간의 관계 속에서 집합적 총체로서 도시를 이루는 요소로 확장되는, 건축 스케일의 도시계획적 개념을 담아 계획했다.
현상설계 계획 초기, 대로를 따라 긴 경사지에 맞는 매스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길을 따라 긴 건물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해법이겠지만, 땅으로부터 뻗어 나온 여러 개의 단에서 출발한 독창적인 형태를 만들어 도시조직에 녹아들 수 있는 형태로 접근하였다. 요새화된 군집 같은 무거운 건축물이 아니라 경사, 자연, 주변환경과 어우러지는 밝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매스를 지역의 스케일에 맞게 분절하였다. 공간의 깊이를 풍부하게 만들고자 하였기 때문에 도로의 축을 따라 사선으로 매스를 배치하되, 한걸음 물러서서 도로 측에서의 시야를 열어주었다.
안쪽 모서리는 막힌 모서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입을 할 수 있는 입구이자 평창20길과 평창문화로를 잇는 경로를 만드는 지점이다. 마을 어디서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주 출입구가 없는 형태로서 그저 마을과 같은 장소, 탈중심성의 개념을 갖는다.
미술문화복합공간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을 지향한다. 어반 리빙룸(Urban Livingroom)으로서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서 시간을 보내고, 문화 활동을 통해서 문화자원이 공공화되고 활성화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일상성의 개념을 담았다.
복합문화공간이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공존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경사지에 대응하는 다층의 공간이지만, 연관된 프로그램들이 같은 레벨에서 수평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조직한 것이 평면계획의 주된 개념이다. 대로에 면한 가장 퍼블릭한 공간에 지역 커뮤니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강당과 커뮤니티 러닝스페이스를 배치하였고, 같은 레벨에 기획전시실과 오픈아카이브 플랫폼의 입구를 배치한다. 마을 입구의 세 개의 건물로 위요된 커뮤니티 광장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영역을 구성하였다. 기획전시와 오픈아카이브플랫폼은 통합하거나 별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내부의 복도가 없는 평면을 통해 서로 연관된 기능의 전이가 이루어지도록 하였고, 통로가 확정되어져 있지는 않지만, 도로에 면한 부분이 공용공간이 되고, 이용공간은 안쪽으로 배치하여 채광은 충분히 받되, 도로로부터의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고려하였다.
글 사진 김성한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arcbody.com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semaaa.seoul.go.kr
화-금: 오전 10시-오후 8시
토/일/공휴일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7시
동절기(11-2월): 오전 10시-오후 6시
매월 첫 번째, 세 번째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휴관: 매주 월요일,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