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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암스퀘어

박정환 + 송상헌(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사진_신경섭 
사진_신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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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신경섭 
사진_신경섭 
사진_신경섭 
분절된 광장
개선이 필요했던 고가 하부

서울의 급속한 경제 발전을 가져온 철도, 교량 등의 인프라스트럭처는 주변의 도시적 맥락이나 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상황에서 건설됐다. 아직 그 흔적이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데 그중 한 유형이 바로 고가도로의 하부공간이다. 고가도로 하부는 대부분 특별한 쓰임새 없이 방치되거나 쓰레기 적치장과 주차장으로 사용되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안전과 방범 상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버려진 공간으로 인식되어온 고가도로 하부는 인구에 비해 주민편의시설이 부족한 서울의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개발지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 가능성을 알아본 서울시는 2017년 고가도로의 하부를 활용하여 사회기반시설과 지역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하는 사업계획을 추진했다. ‘고가 하부공간 공공공간 조성사업’이라는 이름 하에 여섯 개의 시범사업지가 선정됐고, 종암동 고가도로 하부 프로젝트도 그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머물기 어려웠던 교통섬
높이 10m의 고가도로 하부에 위치한 종암사거리의 유휴공간은 15~20m 도로에 둘러싸여 있고, 북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의 교차 지점이라서 상습적으로 차량이 정체되는 구간이다. 그 종암사거리를 지리적 경계선으로 삼고 있는 돈암1동, 월곡1동, 종암동은 대규모 주거단지와 여러 교육시설이 들어선 곳이지만, 공원, 녹지 등의 공공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동네다. 대지 동쪽으로 산책로를 갖춘 정릉천이 있지만,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 악취가 심하고 미관이 좋지 않다. 서측 블록의 상업지역과 왕래하는 보행 흐름이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곳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새로 조성되는 시설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공간 겸 쉼터의 역할이 요구됐다.

원활해진 보행 흐름
어긋난 모양의 두 횡단보도를 연결하는 대상지는 정릉천으로 진입하는 보행 경사로와 이어져 있다. 만약 이 공간이 정비된다면 사람들의 보행 흐름을 잘 이어줄 것 같았다. 그래서 세 방향의 접근 동선을 방해하던 기존 데크와 중앙 분수대는 철거했고, 그곳에 분절된 듯한 형상의 건물을 놓았다. 매스 사이의 공간들이 공공보행로로서 작동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와 이웃들과 함께 활동할 것이라 기대했다. 실내에 위치한 창작마당과 쉼터 역시 공공보행로의 일부로 계획됐는데,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문을 개방해서 반 외부공간으로 사용하거나 확장된 내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프로그램에 따라 변하는 공간
분절된 매스들은 도로 사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각각의 고정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게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 다목적 문화공간은 운동, 공연, 강연 등 활동적인 행위가 이뤄지는 영역으로, 커뮤니티 공간은 필라테스, 전시, 소규모 모임 등 비교적 정적인 행위를 담는 영역으로 계획했다. 창작마당과 다목적 문화공간, 커뮤니티 공간 사이에는 자유로운 공간 확장과 분리가 가능하도록 접이식 문을 설치했다. 그리고 그 옆에 위치한 공공보행로에는 건물을 오고 가는 사람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목재 선반, 벤치 등의 설치물을 두었다.

실내를 보호하는 형태
공모 단계에서는 공사 예산을 고려하여 각 프로그램을 반 외부 공간으로 계획하였으며, 내외부가 소통하면서도 시각적인 차폐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주처와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게 되어 외부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실내공간으로 변경했다. 종암스퀘어의 형태와 구조를 설계하면서 극심한 교통량으로 인한 소음, 매연, 미세먼지 같은 환경적인 취약점을 차단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구조체의 각 기둥은 실내공간의 특성에 따라 크기와 간격을 달리하며 계획했고, 휴게 기능을 겸하는 통로는 구조와 연결된 벽체를 설치하여 공간을 구획했다. 목재로 이루어진 전체 구조물이 시각적으로 바깥의 모습을 차폐하는 역할을 한다면, 그 사이를 채우는 유리 창호와 목재 루버는 소란스러운 외부환경을 극복하면서도 내·외부 간의 시각적 소통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 건물 위를 덮는 지붕은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해, 고가 밑에 머무는 비둘기의 배설물로 생기는 오염을 방지하는 동시에 햇빛을 안으로 들인다.

반복되는 철골구조와 목구조
초기 계획안은 건물 전체를 목구조로 구성하여 구조와 마감 모두 목재를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목재만으로 하중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구조적, 비용적인 한계가 있어, 철골로 전체 구조를 형성하고 거기에 목재를 덧대는 현실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건물의 구조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철골구조와 목구조는 건물의 측면과 상부를 둘러싸며 안정감 있는 형태를 만들어낸다. 거기에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목재 루버의 흐름이 더해져 실내에서 보이는 외부의 시각 환경을 차단하고 있다. 남북방향으로 형성된 구조체는 철골 구조 양쪽에 적삼목을 덧붙인 형태를 취하고 있어, 구조미를 드러내면서도 목재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그리고 건물 바깥에 마감된 적삼목 패널을 실내로도 들여와 주요 구조부를 감싸면서 내부 벽체에 시공된 자작나무 합판과 함께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게 우리는 반복되는 널 틈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철골과 목재의 조화를 통해 고가 하부의 어둡고도 삭막한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꿔보고자 했다.

박정환, 송상헌 사진 신경섭 


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
simplexarchitecture.com


종암스퀘어
장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6
개관 매일
이용요금 무료 
 

박정환
박정환은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의 대표이자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로서 건축, 도시, 인테리어 등 폭넓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건축대학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서울의 매스스터디스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뉴욕의 Richard Meier & Partners와 Asymptote Architecture 에서 Seamarq Hotel, Vitrvm, ZIL Tower 등의 프로젝트 아키텍트(Project Architect)로서 활동하였다. 미국 건축사이며 LEED AP이고, 서울시 공공건축가이다.

송상헌
송상헌은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의 대표로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서울 소재의 여러 건축사사무소를 거치며 공공시설물부터 공동주택 프로젝트에 이르기 까지 크고 작은 규모, 다양한 용도의 건축 프로젝트 경험을 쌓았다. 이를 토대로 도시, 건축, 조경 등 폭넓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 중이다. 대한민국 건축사이다.

설계: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박정환, 송상헌)
설계 담당: 정은선, 이현우, 정성욱
위치: 서울시 성북구 종암동 3-1288
용도: 운동시설
대지면적: 1,455 m²
건축면적: 751.06 m²
연면적: 693.77 m²
규모: 지상 1층
높이: 7.8m
건폐율: 51.62 %
용적률: 47.7 %
구조: 철골구조, 목구조
외부 마감: 로이복층유리, 적삼목, 폴리카보네이트
내부 마감: 자작나무 합판, 적삼목, 지정타일, 목재 데크, 우드플로링
구조설계: ㈜라임
시공: ㈜소보건설
기계설계: 코담기술단
전기설계: 코담기술단
설계기간: 2019.6 - 2019.11
시공기간: 2020.3 – 2020.12
준공: 2020.12
건축주: 성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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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서울시 성북구 화랑로 6
건축가박정환 + 송상헌(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설계 담당정은선, 이현우, 정성욱
건축주성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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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 YOURSELF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살림, 최정우 + 이승윤 + 김영주((주)유니트에이 건축사사무소) 스페이스 살림은 도시 내 다양한 레벨과 만나는 '시설이 아닌 장소'로서의 공공공간이다. 도시 맥락을 고려하여 대상지와 접한 모든 길에서 이어지는 크고 작은 길과 마당을 직교하여 구성하였다. 건물군의 배치 또한 군집된 시설이 아닌 흩어져 있는 마을 안의 집이 되길 의도하였다. 대방역과 연결되는 지하층은 ‘손'으로 하는 다양한 작업과 협업을 지원하는 공간이며, 지상의 공간은 시민들의 자율성으로 만들어가는 여백의 장소들이다. 스페이스 살림은 여전히 진행형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사용하면서 변경되고 덧붙여지거나, 혹은 확장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배려했다. 따라서 모든 방은 동일 모듈이 변주되어 향후 다양한 크기들로 확장되거나 나눠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스페이스 살림은 도시 건축이다. 도시의 길과 레벨을 섬세하게 조정하여 건물과 길이 모두 만나게 했고, 생활 가로가 건축공간으로 이어진다. 모든 레벨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여 1/24의 램프로 단차를 극복하고, 코어를 흩어 놓아 건물의 어느 공간이든 쉽게 갈 수 있게 하였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육아 공유오피스, 여성 선도형 스타트업들은 상생하며 발전적 관계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장소이며, 공간의 위계가 분명한 공공 건축이 아닌 관계의 수평성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소로서의 도시 건축을 지향한다. 스페이스 살림은 용적률을 절반도 채우지 않았다. 연수시설을 제외한 지상 3층이 최고층이며, 지상 3층 또한 대부분 옥외공간으로 활용되도록 계획하였다. 대방역과 직접 연결되는 지하 2개 층의 레벨에서는 13개의 선큰과 흩어진 코어로 구성되어 작업장들의 관계를 설정하고 외부와 유연한 경계를 만드는 공간들이다. 선큰 가든은 지상층의 크고 작은 길로 연결되며 채광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지하 공간의 활용성이 더욱 증대되도록 구성하였다. 글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 살림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로 10 개관 월 – 금 9:00~21:00, 토 9:00~18:00 * 공간별로 운영시간이 다르므로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공간' 메뉴를 통해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휴관 일요일, 법정 공휴일 대표번호 02-810-5201  입주기업 모집 문의 02-810-5256 웹사이트 spacesallim.or.kr  
VISIT YOURSELF 숨쉬는 그물, 조남호+임기웅(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2023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숲, 숨쉬는 그물   “생태적이고, 미학적이며, 기능적인 방식으로, 주변의 모든 것들과 관계되어 있는 시설물”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전체에서 부분은 한 요소 또는 도구적 수단에 불과하다. 생태학에서는 부분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나아간다. 다공성 목재 세포의 원리는 그물구조의 구성 요소, 단위, 야외공연장의 무대와 주변 공간을 통합하는 시설의 형태 원리로 확장된다. 목재는 약함과 강함의 대비되는 속성을 동시에 갖은 재료다. 서울숲 숨쉬는 그물주재료로 목재를 선택하는 이유는 ‘약함’의 속성에 있다. 근대를 대표하는 철, 콘크리트 같은 ‘강함’의 속성은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에서 어느 순간 그 방향을 바꿔 우리를 향해 날 선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나무의 껍질의 원리처럼 약함이 서로 연대해 나무의 안쪽을 보호하는 것처럼, 강함에 대체하는 재료와 구축시스템을 제안한다.    「숨쉬는 그물」은 ‘관계를 이어주는 느슨한 기하학적 질서’를 갖는다. 야외공연장의 무대를 중심으로 무대로 향하는 네 개의 동선과 두 개의 쉼터를 느슨한 그물망 형태의 지붕 아래 통합한다. 새로운 시설은 오브젝트가 아닌, 관계를 통합하고 조율하는 중성적인 형태로 인식되지만, 다공성 표면의 조합에 의해 고유성이 드러난다. 공연장의 무대와 통로, 계단, 부대시설, 보행로 주변 공간을 포함하는 30mx11.5m 크기의 공간을 1m 간격의 목조 수평 서까레로 구성된 느슨한 질서의 지붕으로 덮는다. 공연장의 무대는 통로까지 포함한 18m 폭의 공간으로 확장해,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제안한다. 북쪽 보행로 쪽으로 확장된 지붕은 다공성의 벽면과 함께 그늘 쉼터를 이루는 요소다. 이 다공성의 구조물은 풍화의 세월을 더해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    산림은 배출되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할 때, ‘탄소 흡수원 Carbon Sink’로 간주 된다.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많은 재료 대신 탄소를 흡수 저장하는 목재를 사용하면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데 기여 한다. 목재를 건축자재로 활용했을 경우 목재사용량 1m³당 0.25ton의 탄소를 저감한 것으로 계산한다.탄소를 저감하는 재료적 특성과 더불어 우리가 제안하는 생태적인 다공성 그물망은 서울숲을 넘어 보편적 도시건축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작업이다. 글 조남호 사진 윤준환 (주)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soltos.kr
VISIT YOURSELF 인왕산 숲속쉼터, 조남호(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 김은진, 김상언(에스엔 건축사사무소) * 주차공간이 협소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자락길, 인왕산 숲길, 등산로 등을 통해 도보로 오실 수 있습니다. 도보로 20분이 걸리는 등산로이니, 편한 복장과 신발을 착장하시고 오래 걷기 어려우신 분들은 프로그램 신청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방문 전 인왕산 초소책방 홈페이지를 참고하셔서 오는방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초소책방 홈페이지 https://chosobooks.com/contact * 인왕산 숲속쉼터 근처 인왕산 초소책방도 방문 가능하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초소책방 정보  https://www.ohseoul.org/2022/programs/인왕산-초소책방/event/267 1968년 1·21사태 이후 북악산과 인왕산에 30여 개의 군 초소가 들어서면서 오랫동안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었다. 점차 그 수를 줄여 오다가 2018년 정부는 한양도성 성벽에 설치된 20개 경계 초소 중 18개를 철거하고, 2개소는 훼철과 복원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보존했다. 초병의 거주 공간이었던 인왕3분초도 철근콘크리트조 필로티 위 상부 구조물을 철거하고, 시민들을 위한 쉼터로 재구성됐다. 오랜 반목과 통제의 상징인 인왕3분초는 개방의 시대, 교류를 상징하는 시민들의 숲속쉼터로 돌아왔다. 숲속쉼터는 시공성 등을 고려해 사전 제작된 목재를 헬기로 운송해 현장에서 조립됐다. 목조의 구법은 부재를 입체적으로 조립하여 3차원의 구조물을 조립하는 형식이다. 다양한 크기의 선부재를 맞춤과 조합을 통해 구조물을 이룬다. 숲속쉼터는 목구조의 전형적인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거대한 크기의 지붕판들은 목재 기둥 위에 얹혀 있지 않고, 기둥 사이에 끼워져 있다. 하중이 전달되는 자연스러운 구조 원리에 순응하지 않는다. 기둥 폭만큼 비운 사이 간접 조명은 두텁고 커다란 지붕판을 마치 떠 있는 듯 ‘가벼운’ 인상으로 변환한다. 가벼워진 지붕판은 산책자의 시선을 자연으로 향하게 한다. 글  조남호 사진 김용순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soltos.kr 에스엔건축사사무소 sn-architecture.com 인왕산 숲속쉼터 장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산 4-36 개관 화-일 10:00 ~ 17:00 휴관 월요일, 설 연휴, 추석 연휴 이용요금 무료 
VISIT YOURSELF 노원 책상 (노원구청 로비 리모델링), 조윤희 + 홍지학(구보건축) 공공건축의 개입과 갱신 노원구청은 청사가 신축된 1990년 이후 여러 차례 증축을 거듭하면서 시간의 켜가 곳곳에 쌓인 건물이었다. 당시 청사 건축이 대부분 그렇듯이 계획적인 마스터플랜 없이 건물의 면적을 늘려온 터라, 전체 청사군의 허브 공간 역할을 해야 할 로비가 애매한 크기와 공간 구조로 중앙에 자리 잡게 되었다. 구청 마당의 지하주차장, 동 측의 보건소, ‘ㄱ’자 평면으로 돌출된 별관 등 복잡하게 얽힌 주변 건물과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서, 노원구청 건물군 전체의 중추적 공공공간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려웠다. 다양한 공공 기능의 건물이 혼재되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곳이 노원구민의 공적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걸맞도록 공간의 구조와 흐름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개입과 질서 ‘노원구청 로비 문화휴게공간 조성 공사’라는 복잡한 명칭의 공모전에서 시작된 본 프로젝트는 작은 볼륨의 로비 공간을 키우고, 내부에 북카페를 중심으로 구민들을 위한 휴게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공모전 지침서에 간단하게 서술된 개요와 달리, 복잡하게 얽힌 청사 건축물 군의 관계 속에서 건축가에게는 적절한 개입을 통해 질서를 잡아가는 고난도의 작업이 요구되었다. 1990년대 청사 건축은 지역사회에서 공공공간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채 실행되었기 때문에, 노원구청의 기존 로비 공간도 권위적인 공간 배치와 청사 각 부서의 오리엔테이션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어져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청사 로비가 담당하게 되는 다양한 서비스 기능이 추가되었고, 기존 로비는 질서를 잃은 채, 카페, 전시대, 홍보용 현수막, 민원서비스 키오스크, 휴식공간 등 온갖 요소들이 각자 큰소리를 내며 서로 충돌하는 환경이었다. 이에 우리는 문화와 휴게라는 기능을 더하는 동시에, 청사 단지를 연계하는 로비 공간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구축하고, 적절한 질서의 스케일을 제시하여, 로비를 본 청사의 입구, 식당, 지하주차장, 신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허브로 계획하려 하였다. 지역사회의 라운지가 되는 청사 로비 그 해결책으로 로비 문화휴게공간이 지역사회의 라운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다양한 필요로 청사에 방문한 주민들이 느슨하게 잠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이렇게 열린 건축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는 이 장소를 ‘풍경을 발산하는 도시의 거실’이라고 이름 지었다. 도시의 거실이란, 도시 일부분으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로비 문화휴게공간의 주재료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기존 청사 건물군은 백색 타일로 외장을 마감했기 때문에, 이와 이질적이지 않으면서, 유지관리의 측면도 고려하여 재료를 선택하였다. 밝은색의 테라코타를 오픈 조인트로 외벽 시공하였으며, 내부에도 동일한 재료로 벽체를 마감하여 외부와 내부, 도시와 공공건축의 연속성이 자연스럽게 확보되도록 하였다. ‘풍경의 발산’은 외부에서 들여다보이는 로비의 내부 풍경을 어떻게 틀 지을 것인가와 관계된다. 로비는 다양한 활동이 동시에 전개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선명한 프레임에 담고 싶었다. 외벽체는 전체를 바닥으로부터 2.4m 들어 올리고, 그 하부에 32mm 두께의 광폭 슬라이딩 알루미늄 프레임 창호가 수평중간틀(transom) 없이 전체를 가로지를 수 있게 했다. 외벽 전체를 커튼월 아트리움으로 만들어 공간의 크기를 강조하기보다는 묵직한 테라코타 벽체 밑으로 기둥의 간섭없이 가로로 긴 풍경을 열어 두었다. 이는 구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보다 휴먼스케일에 가깝게 내부를 보여주고, ‘눈높이의 투명함’을 경험하도록 의도한 것이다. 가구로 만드는 건축 로비가 문화휴게공간으로서 작동하는 라운지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공적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현대건축가들에게 오랫동안 주요한 관심사로 자리 잡아, ‘특정한 불확정성(specific indeterminacy)’, ‘다원성(polyvalence)’ 등 여러 방식으로 개념화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청사 로비에 필요한 여러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건축을 위하여, 비워두기보다는 일관된 언어를 사용하여 공간을 채워나가는 방식을 취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가구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가구는 폭과 높이의 미세한 치수 변화만으로도 행위의 지원 가능성이 극적으로 변화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로비 공간이 프로그램에 따라 구획되지 않고 자유롭게 연계되는 열린 공간을 만드는 데에도 적합했다. 동일한 재료와 구법으로 제작된 가구들의 크기만을 변화시키며, 휴식을 위한 평상, 대기하는 벤치, 책을 읽는 테이블,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음악을 듣는 의자, 책장, 카페의 카운터, 공연 관람을 위한 스탠드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가구의 유형을 정리했다.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공공 청사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에 크고 작은 변화를 수반하였고, 건축도 이에 맞춰 변경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노원구청 로비 문화휴게공간 프로젝트는 도시에서 공공건축이 담당해야 하는 역할의 변화를 감지한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존에 완성된 구조물의 사이를 파고들어 새로운 장소를 덧붙이는 것은 계획의 측면뿐 아니라, 시공에서도 무척 험난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공공 청사가 지역사회의 라운지로서 기능한다는 것이 현대적 의미의 공공성을 고민해 볼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건축적으로 어떤 개입이 필요하고, 가능한지 숙고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글 구보건축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구보건축 gubowork.com 노원구청 주소 서울특별시 노원구 노해로 437 개관 월 – 금 9:00~18:00  휴관 토, 일, 법정 공휴일 홈페이지 www.nowon.kr
VISIT YOURSELF BUNKER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 조진만(조진만 건축사사무소) * 내부 엘리베이터가 없어 이동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동작구 대방동의 벙커는 조성 시기가 불분명한 군용 시설이다. 가로 45m, 세로 12m, 높이 10m의 지하 공간은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단지 옆 대방 공원의 안에 조용히 묻힌 채 완전히 도시에서 숨겨진 공간이다. 군용 목적이 사라지자 한동안 주류업자가 와인 저장고로 쓰다 이후 공원의 관리용 자재창고로 방치되어 있었다. 주변에는 20곳의 학교들이 밀집한 곳이나 마땅히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벙커를 활용해서 매력 있는 놀이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기획에서 프로젝트는 출발하였다. 근래 벙커를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주목을 받은 것도 한몫했다. 제주도의 빛의 벙커라든지 여의도 벙커를 고친 갤러리가 그러한 사례이다. 하지만 모두 활용 면에서 정적이고 일방향적 관람으로 동적이고 활발한 공동체 소통 공간으로 활용된 적은 없었다. 벙커라는 비일상적이고 특수한 환경에 어떻게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와 창작활동, 교육과 휴식을 위한 장소를 만들 것인지가 주어진 과제였다. 벙커라는 특별한 스케일의 공간이 가지는 특성을 활용해 모두에게 열린 ‘숲속, 우리들의 비밀기지’라는 주제 속에 입체광장, 길과 방들로 구성된 ‘작은 지하도시‘의 형식을 적용하였다. 도시의 형식이라는 것은 공적인 길과 광장을 따라 연결된 다양한 사적 용도의 방들은 시간이 흘러도 기본 골격은 유지한 채 다채로운 용도로 변용할 수 있다. 상하층으로 구획된 벙커의 바닥 일부를 해체하여 하나로 통합하고 다락을 매달아 세 개 층 공간의 깊이를 만들었다. 1층에는 가상현실을 접목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ICT 스포츠시설과 다목적 공연장이 있다. 2층으로 가면 아이들이 다양한 모임과 미디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들을 만날 수 있다. 3층 공중에 매달은 다락 카페는 공중정원을 품는다. 벙커의 앞마당에는 경사지를 활용한 ‘숲속 문화마당’이 생긴다. 녹지화된 스탠드와 앞마당은 공연, 휴식 등 다양한 의미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열린 쉼터이다. 글 조진만 건축사사무소 조진만 건축사사무소 jo-jinman.com BUNKER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 장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여의대방로36길 71 대방청소년문화의집 개관 화~토요일 09:00~21:00, 일요일 09:00~18:00 휴관 월요일, 신정, 명절, 선거일은 정기휴관 문의  02-845-0924 홈페이지 bunker.or.kra
VISIT YOURSELF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 강예린(서울대 건축학과) + 이치훈(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은 도시의 창작자들의 프로그램이 수용가능한 열린 플랫폼이자, 도시와 사람을 비추며 새로운 보행자의 시선을 증폭시켜주는 광학 장치이다. 서울로 7017로 인해서 생겨나는 중요한 도시 경험은 고가를 올려다보고 도시를 조망하는 새로운 보행자의 시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윤슬’은 만리동 뒤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시각적인 도시 경험을 증폭시키는 장소다. 올려보고 내려보는 행위들 사이에 하나의 커다란 광학 장치를 두고, 사람들이 앞으로 변화될 만리동의 상들을 유희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윤슬’은 서울로 7017을 걷는 보행자들의 시각적 경험이 머무는 도착지이다. 새로운 높이에 만들어진 보행자의 시선은 만리동 광장에 이르러 작품 속으로 집중된다. ‘윤슬’은 보행자들이 작품의 내부로 자연스럽게 걸어 들어가도록 한다. 외부에서 내부로 걸어 들어가며 도시와 공원의 다양한 상이 맺히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은 도시경관을 다양한 상으로 반사하는 광학장치이다. 가까이 갈 수록 작품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점진적으로 도시 밖으로 보여진다. 작품의 깊숙한 내부는 비워진 공간과 휴식을 위해 앉아서 머물 수 있는 바닥이 펼쳐진다. 도시를 비추는 지붕과 비워진 공간에서 다양한 창작, 문화 행위들이 담겨진다. 야간에는 도시를 반사하던 거울이 빛을 내어 작품 내부를 밝힌다. 글 사진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 societyofarchitecture.com @soa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