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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 : 윤동주의 하늘과 땅과 별을 기리는 집, 조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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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집은 하늘 집이다. 윤동주의 하늘과 땅과 별을 기리는 집이다. 나는 건축가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또한 한 생명체로서 이곳을 만들고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싶었다. 한 평짜리 방, 서재, 욕실, 부엌에서 그리고 하늘, 땅, 흙 마당에서 달을 보고 싶었다. 마치 절박했던 시대에 그의 시가 항상 미래를 향한 희망이었던 것처럼, 그리고 그것을 자기 자신에 대한 절제와 성찰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것처럼, 이 땅 집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집이 되었으면 했다.
땅 속에 박힌 14×17m 콘크리트 상자에는 6평의 작은 집과 마당이 있다. ‘작은 집’은 마당을 향하고, 마당은 하늘을 향해 열려 있어 그 속으로 하늘과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한 평짜리 방은 한 칸짜리(6×6자) 방 크기에서 유래되었다. 땅 집은 한 평짜리 방 6칸과 작은 마당이 전부다. 성인 남자가 두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을 정도의 빠듯한 방과 서재, 부엌, 화장실이 있다. 건물 내부에 따로 복도 없이 외부로 나가게 되고, 2개의 방은 문을 열고 터서 쓸 수 있는 전통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집으로 들어가는 문, 마당을 통해 실내로 들어가는 문, 서재에서 뒷길로 통하는 문 모두 허리를 깊게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 작은 문이다.
글 조병수건축연구소
사진 김용관 스케치 조병수
조병수건축연구소
http://www.bchoarchitects.com/bcho.html
조병수
1994년에 조병수건축연구소를 개소한 이후 ‘경험과 인식’, ‘존재하는 것, 존재했던 것’, ‘ㅡ자 집과 ㄱ자 집’, ‘현대적 버나큘라’, ‘유기성과 추상성’ 등을 주제로 건축 활동을 이어왔다. 하버드대학교, 콜럼비아대학교,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몬태나대학교, 하와이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설계와 이론을 가르친 바 있다. 대표작으로 파주 어유지 동산, 수곡리 ㅁ자 집, 땅집 등이 있다. 한국건축가협회상, 미국건축가협회상, AR House awards (Highly commended)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