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컨템포러리 디자인 갤러리 워키토키갤러리가 오는 4월 15일부터 23일까지 디자이너 전산의 개인전 <하우스 오브 전산>을 연다. 색종이처럼 경쾌한 색색의 책상인 컬러 쉘브 시리즈로 SNS에서 화제를 모은 디자이너 전산의 개인적인 이야기, 전산이 추구하는 디자인 가치, 전산시스템의 의미 등을 살펴보는 전시다.
전산의 책장 ‘컬러 쉘브’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타고 퍼져 나갔다. 인스타그램 피드는 순식간에 수백 개를 넘었고, 팔로워는 차곡차곡 쌓여 현재(2023년 4월 기준) 4만 명을 넘었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였던 전산시스템은 ‘컬러 쉘브’ 이후 사람들에게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전산시스템은 다양한 유통 플랫폼을 기반으로 패션, 출판,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난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공을 가구라는 불모지에서 시도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해왔다.
전산시스템은 전산이란 한 개인 디자이너로부터 출발한다. 전산은 대안학교를 졸업한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은 디자이너이고, 19살부터 아버지를 따라 건설 현장에서 생각하는 손을 습득한 노동자이며, 스스로의 독립적인 터전을 구축하고자 한 반듯한 젊은이다. 그의 이런 다면적이면서 일체화된 자아는 모두 전산시스템에 녹아 있다. 전산은 만들고 조립하고 마감하고 검수하고 포장하고 상차하고 배송한다. 그는 한 제품과 한 브랜드를 대표해 커뮤니케이션하고 프레젠테이션하는 주체다. 전산은 가구의 도어투도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모든 과정에는 전산이라는 한 디자이너의 자아가 개입해 있다. 소비자는 전산시스템에서 ‘전산’을 구매한다. 한국의 대다수 가구 브랜드가 브랜드 DNA와 브랜드 페르소나를 정교하게 구축하지만, 전산시스템은 전산이라는 디자이너가 직접 전면에 등장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다. 전산시스템은 디자이너의 DNA가 어떻게 가구와 브랜드로 전이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컬러 쉘브의 새로운 버전과 전산의 디자인 특징인 조립과 모듈의 세계관이 반영된 신작을 공개한다. 더불어 디자이너 전산을 이해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 ‘하우스 오브 전산’과 ‘스물셋 서른셋’도 준비되어 있다. 주말에는 예약 없이 방문 가능하며, 평일에는 워키토키갤러리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예약한 다음 관람할 수 있다.
워키토키갤러리 인스타그램 walkie_talkie_gallery
작가 소개 전산
1991년 생. 건설 노동자이자 노동 운동가였던 아버지를 따라 19살 건설 현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3년 동안 공사 현장 작업을 통해 실제 사물과 공간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2014년 파주타이포그래피학교 한배곳 1기생으로 진학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목수라는 이력 때문에 학교에서 가구와 집기 만드는 일을 주로 맡았다. 2018년 전산시스템이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독립하고 컬러 쉘브 시리즈를 선보였다. 전산은 가구 브랜드 전산시스템의 대표일 뿐만 아니라 예술가, 기획자, 건축가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능동적인 디자이너다. www.jeonsansyste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