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건축(전숙희, 장영철)이 설계한 ‘어둠속의대화 북촌’은 오로지 〈어둠속의 대화〉라는 전시만을 위해 지은 건물이다. 관람객들은 90분 동안 완벽한 어둠 속에서 온몸의 감각으로 일상의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
건축가는 ‘감각의 확장’이라는 개념으로 이 건물이 담고 있는 전시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다. 건물 전면을 은은하게 덮고 있는 16장의 발은 이를 가장 잘 드러낸다. 손으로 얼기설기 짠 듯 보이지만 정교하게 제작되었고, 시선을 가리는 듯 보이지만 안과 밖의 경계를 편안하게 관통한다. 2층에는 '떼레노'라는 스페인 음식점에서 이 발의 정수를 한껏 즐길 수 있다.
건물 왼쪽 측면에 오른쪽으로 크게 감아 오르는 외부 계단도 이곳의 숨은 보물이다. 이 계단을 따라 오르면 건물 구석구석 숨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풀, 나무, 돌들을 발견하게 된다. ‘마른 계곡’이라고 부르는 이 특별한 외부 공간은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사진 김용관
장영철, 전숙희
장영철(AIA)은 1997년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U.C. 버클리에서 수학하였다. 이로재, 스티븐 홀 아키텍츠(Steven Holl Architects), 라파엘 비뇰리 아키텍츠(Rafael Vinoly Architects)에서 실무를 하고, 현재는 전숙희와 함께 WISE Architecture를 운영하고 있다.
전숙희(AI)는 1998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학에서 수학하였다. 이로재, Gwathmey Siegel & Associates Architects에서 실무를 하고, 현재는 장영철과 함께 WISE 건축을 운영하고 있다. WISE Architecture는 2008년에 사무실을 개소하여 건축작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 서울 가회동에 ‘어둠 속의 대화(Dialog In the Dark) 북촌’을 완성하였다. 현재 여러 집단과 연결되어 건축 놀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2013년 공공예술 프로젝트인 홍티둔벙을 부산 사하구 무지개 공단에 기획 및 설치 하였다. 2011년에 대한민국 젊은건축가상을, 2012년에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으로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