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공장을 품은 오피스빌딩.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 3관은 디지털 화폐인 카드의 생산 과정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노출한 공장과 직원 편의시설 중 하나인 어린이집, 그리고 오피스 기능을 수용한 복합용도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다.
건축물은 북쪽 출입구를 가지고 있어서 로비가 어두웠는데, 남측 빛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밝은 실내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건축물의 파사드는 현대카드 본사의 격자형 이미지를 연장하였지만 미장 재료를 사용해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구현했다. 또 최상층으로 올라갈 수록 창호의 그림자가 깊어지는 효과를 만들어 고층건물의 시각적인 안정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오피스 빌딩에 들어가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건축가 최욱은 자체적으로 하나의 독립된 건축물이 될 수 있도록 하나의 성격을 부여하고자 했고, 공간에서 배우는 교육을 실현하고자 했다.
카드가 생산되는 과정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카드 팩토리는 ‘돈의 의미를 환기시키는 동시에 호기심과 욕망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돈이 만들어지는 공장의 소음과 기계장치의 움직임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최상층이라는 특징을 활용해 천창의 빛을 끌어들였다. 기계 장치의 움직임과 자연 빛의 만남은 오래된 공장의 틀을 유지한 채 미래의 이미지를 동시에 고려한 것이다.
사진 원오원팩토리
최욱
건축가 최욱은 1963년생으로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이탈리아 베네치아 건축대학(dottore in arch.)에서 건축설계 및 이론을 공부하였고 macdowell colony (u.s.a.), Valparaiso foundation (spain)에서 펠로우쉽을 받았다. 현재 ONE O ONE architects의 대표이다. 건축가 최욱은 서양과 동양의 서로 다른 세계관의 접점에서 ‘그라운드스케이프’라는 주제를 풀어내고 있다. 한국건축에서 지속적으로 장소성을 만드는 저층부에 주목해 발전해온 건축가 최욱의 바닥에 대한 관심은 곧 내외부 공간을 어떻게 잇는가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다. 2006년 베니스 비엔날레, 2007년 선전-홍콩 비엔날레에 초대 되었으며 대표작으로 학고재 갤러리, 두가헌,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영등포 사옥 등이 있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로 2013 DFAA(Design For Asia Awards)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4 김종성 건축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