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나무벽집

윤종원

2022년 11월 6일 1:00PM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예약금 10,000원 결제 후 참석 시 환불
  • 새싹어린이공원 입구(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134-40)에서 집합 후 함께 이동합니다. 
     

소형 공동주택_내일을 위한 보다 나은 움직임
수유동. 여느 주거지처럼 격자형 필지에 다세대 주택들이 빼곡하다. 대지는 그중 하나, 완만한 경사지로 동네에서 몇 채 남지 않은 2층 단독주택이 있었다. 신축을 위해 기존 단독주택을 철거했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집터에 한참을 서 있었다. 얼마 만에 생긴 동네 숨구멍인가. 옛집이 비워준 자리에는 햇살, 바람, 뜻밖의 아이들을 위한 모험 놀이터(?)가 있었다. 같은 기능의 건물로 일관된 다세대 밀집 지역에서 한시적으로 생긴 터가 주는 여유이다. 이 공간은 건축과 더불어 다시 채워질 것이다. 정해지지 않은 마지막 퍼즐에 따라 전체 그림이 달라지듯 ‘비슷한 다세대 주택들로 가득한 동네에서 한 필지를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 것인가?’의 고민이 그 한 조각 퍼즐의 의미를 찾는 것이었다.  

공유하는 마을건축
경사진 대지에 놓인 나무벽집은 마을 길을 자연스럽게 연장해 도시적 삶을 공유하고 동네 사람들의 교류를 조장하는 사회교류형 주거로 계획하였다. 가로에 면한 기단은 아늑하게 자리한 주민 카페, 정원과 어우러져 지역주민들의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적 배경이 된다. 대부분 다세대 주택에서 주차 만을 위해 사용한 1층을 여러 사람에게 열린 공간으로 만들 좋은 기회이자 실험이다. 공사하는 내내 호기심 가득하여 관심 두던 아이들이 가장 먼저 놀러 왔다. 제집 마냥 뛰어다니며 구석구석을 살핀다. 마을 길을 청소하시던 환경미화원 아저씨도 정원 벤치에 앉아 쉬어 가신다. 동네 조그마한 여유 공간은 벌써 이웃들에게 ‘네 공간, 내 공간’이 아닌 ‘우리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생활공간의 확장, 공용 공간
한 층 4세대가 함께 사용하는 공용 공간은 무심한 듯 넉넉하다. 특별한 기능 없이 비워둔 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기존 다세대주택 공용 공간은 현관문이 열리면 계단 아니면 엘리베이터로 이동만을 강요하는데, 이와 달리 이곳은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생활공간이다. 노약자와 장애인의 이동편의성을 확보하고, 일상생활의 영역을 확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세대 간 교류와 만남의 장소로 이용될 수 있다. 

나무벽(Wood Wall)
나무벽집은 서울시 사회주택이다. 사회주택은 민간사업자가 공공의 지원을 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장기임대주택으로, 사회적 공공성과 사업자의 수익성을 함께 만족시켜야 한다. 또 장기임대 특성상 긴 호흡으로 입주자의 변화, 유지와 보수 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우드월(woodwall)’은 이에 적합한 시스템이다. 소형 공동주택의 열악한 공사 현장에서 요구되는 작업과 공사 기간 단축, 입주자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변성, 그리고 단열 및 친환경적 성격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나무는 소형 공동주택에서 가볍고, 유연한 집을 가능하게 해주는 알맞은 재료이다. 

누구나 살기 편한 집(Universal Design)
누구나 살기 편한 집을 목표로 나무벽집을 계획했다. 마을에서 진입부터 생활공간에 이르기까지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이 세심하게 배려되었고 특히 집안에서의 단차, 즉 턱이 주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주거 공간에서 미묘한 차이로 만들어진 여러 턱은 오랜 생활의 습관이고 습성이다. 현관에서 신발 사용을 구분하는 턱, 화장실, 발코니에서 물의 쓰임에 따른 턱, 난방과 비난방을 구분 짓는 턱 등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턱의 기능을 대체하여 계획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방식에 대한 이해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누군가는 턱이 없는 공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나 아닌 누군가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 없어지는 편함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다세대주택은 우리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주거유형이다. 공들여 지은 단독주택이 철거되고 수익성을 기본으로 한 무표정한 다세대주택을 금세 짓는 일은 너무 흔한 일이 되었다. 나무벽집도 같은 환경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차이가 일반 다세대주택과 다른 나무벽집으로 만들어 주었다. 주택에서 외벽 재료로 부담 없이 사용하는 벽돌이라도 동네에 잘 흡수되는 색을 찾아 적벽돌로 정했고, 일부 쌓는 방식을 달리하여 건물에 표정을 더했다. 창호도 가장 일반적인 PVC 프레임에 적벽돌과 어울리면서 나무 느낌을 줄 수 있는 필름을 입혔다. 보통에 조금만 더 귀 기울여 매만지면 고유함을 만들 수 있다. 널찍한 공용 공간 한 벽에 층마다 다른 색을 칠하는 것. 흰 벽이 익숙한 입주민에게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 커다란 변화일 것이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더 나은 실천이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고 동네, 더 나아가 도시를 변화하는 시작임을 믿고 있다.

윤종원 사진 노경

사진_소솔건축사사무소

윤종원 
윤종원은 경희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를 전공했다. 2016년 소솔건축사사무소 개소 후 평범함에 가치를 두고 특별한 해를 찾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서울시 마을건축가로 활동하며 동네의 소소한 일상을 담는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http://www.sosol.co.kr/

용도: 공동주택(다세대주택) /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318.40㎡
건축면적: 183.90㎡
연면적: 661.08㎡
규모: 지상 5층, 지하 1층
주차: 8대
높이: 19m
건폐율: 57.75%
용적률: 191.77%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적벽돌, 고흥석
내부마감: 도장, 벽지
시공: (주)지음재 건설
설계기간: 2018.11~2019.4
시공기간: 2019.10~2020.8
준공: 2020.8
발주처: 유니버설하우징 협동조합

Map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건축가윤종원
건축주유니버설하우징 협동조합
일시2022년 11월 6일 1:00PM
위치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좌측 지도는 집합장소로 표시됩니다.)
집합 장소새싹어린이공원 입구(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1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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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HOUSE 연계 포럼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 정림건축문화재단 × 오픈하우스서울 오픈하우스서울과 정림건축문화재단은 서울에 새롭게 문을 연 공공건축물의 오픈하우스와 연계한 포럼을 마련합니다. 본 포럼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는, 공공건축물의 디자인, 실현 과정, 운영 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건축의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사회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당선', '완공'이라는 단편적 관심이 아니라, 실현을 위한 협의, 결정, 그리고 이후의 운영을 짚어보며 공공건축의 역할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오픈하우스서울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연계 포럼에서는 이미 운영을 시작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는 좋은 공공건축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픈하우스를 통해 현장을 방문해보고, 포럼을 통해 그 운영 취지와 설계 의도를 자세히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올해 연계 포럼은, ‘성동 유휴공간 네트워크: 책마루 프로젝트’와 ‘도시 자연 쉼터: 인왕산 초소책방과 숲속쉼터’입니다.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http://forumnforum.com      11월 1일(화) 저녁 7:30 성동 유휴공간 네트워크: 책마루 프로젝트 김태영, 김현준(어반토폴로지 공동대표) + 장수정(건축권장 대표) + 안지훈(한양여대 행정실무과 교수)   11월 2일(수) 저녁 7:30 도시 자연 쉼터: 인왕산 초소책방과 숲속쉼터 이충기(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 + 조남호(솔토지빈 대표)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통의동, 온라인(줌)+오프라인 동시 진행) - 구성: 개별 발표 후 대화와 문답 - 인원: (현장) 20인, (줌) 30인+ - 포럼 참가비: 1만원 - 신청문의: sun@junglim.org - 상세안내 및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웹사이트 http://forumnforum.com
OPENHOUSE 공공 건축의 변화 공공 건축은 도시의 기반시설이자 공적 자산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공간이며 누구나 이용 가능한 열린 시민들의 장소이다. 도시의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공공 건축의 완성도가 높아질 때 가장 큰 수혜자는 시민들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은 도시의 공적 공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도시의 열린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체감한 시간이었다.    공공 건축의 역할과 도시 환경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주목할 때, 공공 건축 설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설계 의도와 아이디어를 일관성 있게 구현하는 과정이다. 융통성 없는 예산과 최저 입찰, 행정 프로세스, 발주처의 이해도에 따라 건축물의 완성도는 큰 편차를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공공 건축은 행정, 운영, 설계의 여러 협의를 통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최근 서울에 등장한 공공 건축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공간의 높은 완성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왕산 숲속 쉼터와 인왕산 초소책방처럼 도시의 여백을 활용한 쉼터의 중요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과 도서관 등은 건축가의 새로운 공간 제안으로 시민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119안전센터와 같은 지원시설 역시 프로그램과 구성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내년이면 십 주년을 맞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공공 건축이 보여줄 수 있는 완성도 그 이상을 자랑하며 도시 스케일의 극적인 외부 공간을 선사해 많은 방문객을 맞고 있다. 도시에서 머물 수 있는 공공의 장소가 늘어간다는 것은 시민들이 도시를 누릴 기회가 늘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은 건축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면 시민들은 공적 자원을 통해 더 좋은 공간을 더 누리며 도시를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은 오픈하우스를 통해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도시에서 공공 건축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재발견하는 기회로 삼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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