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YOURSELF

행촌공터 3호점

김동희

서울과 같은 익명성이 도드라진 거대 도시에서 도시농업은 주민공동체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도시와 사람을 연결하는 모세혈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커다란 도시 구석구석을 파고들어 큰 도시에서 놓치기 쉬운 주민들의 생활을 풍성하게 하는 영양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서울의 빈 시유지 공간(空)을 시민들이 모여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共)으로 만드는 작업이 이번 행촌공터 3호점의 작업이었다. 
대지는 도로보다 높은, 산 중턱쯤 되는 곳에 있다. 주차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좁고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해서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은 조금쯤 헤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민들이라면 설명만으로도 찾아들 수 있는 곳에 행촌공터가 자리하고 있다. 
대지의 높은 고도 덕에 남쪽으로는 굽이굽이 낮은 어깨를 나란히 맞댄 동네가 내려다보이고, 서쪽으로는 옛 한양 도성의 성곽 풍경을 단숨에 담을 수 있다. 숨은 듯 아늑하고 아담한 공간에서는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 정감이 물씬 풍기기도하니, 지역 주민을 위한 쓰임새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에는 이곳보다 더 나은 조건의 땅은 없을 것이다. 
인왕산이 보이는 뒤쪽 구릉으로 육묘장이 있고 그 주변으로 주민들이 농사를 짓기에는 최적의 환경인 공터들이 곳곳에 있다. 아래 동네와 비교하면 훌쩍 높은 곳에 자리 잡은 곳이다 보니, 마치 시골 들판의 시원한 원두막과 같이 동네 주민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임은 틀림없다. 
이곳이 동시 농업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머리를 맞대 회의를 진행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행촌동 담당자 고창록 주민대표와 연신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지의 특성과 장소의 적절성에 대한 논의를 거쳐왔다. 공공의 건물이지만 지역 주민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건축물은 몸으로 부딪치며 작업하지 않으면 사용자의 절실함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행촌공터 3호점은 주민들이 도시농업을 하기에 필요한 생산 중심의 노지 경작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을 주목적으로 계획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좋은 경관을 가진 마을 카페의 조성은 주민들 간의 커뮤니티 회복에 집중해, 더없이 좋은 본보기를 제공하길 기대하며 계획되었다. 좋은 작물을 경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촌공터 3호점과 주민들이 가질 새로운 가능성은 도시 속에서 각자의 삶이 새로운 씨앗이 되어 싹을 틔우는 것도 중요한 가치가 된다. 
도시거점 농업을 위한 시설이니 응당 농기구 보관실이 필요했고 다용도 공간인 1층 교육장 겸 실습장에서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구들을 디자인했다. 주민공동체 활동의 기반이 되는 2층은 공공의 공간이 더 개방적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위한 회의를 통해 탄생했다. 필요할 때만 개방되고 자발적인 유지보수가 어려운 공공건축물의 취약점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관 좋은 카페를 만듦으로 해소할 수 있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주민들 스스로 ‘내 공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사회, 경제적 가치 창출의 기반이 되는 도시농업 시설이 이곳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공공건축가로서 공공의 건축물을 설계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수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작업이라는 생각으로, 보편적 욕구를 해소하는 일에 집중했다. 주민들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공공건축가와 서울시의 노력은 역설적이게도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을 통해 공공성이 배가되었다.

글 김동희  사진 김용순


건축사사무소 케이디디에이치
http://kddh.kr/


행촌공터 3호점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일로18나길 19-1
개관 월 - 금 10:00 ~ 16:00
*시설방문시 사전 전화 문의해주세요.
휴관 토,일요일, 공휴일
문의 02-732-2874
웹사이트 https://jongnocityfarm.modoo.at/

김동희 
<바바렐라하우스>, <주향재>, <홍천노일강 펜션>, <무주펜션 다다>, <인천 북카페하우스>, <니나노카페하우스>, <춘천로81카페> <오시로펜션>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부기우기 행성 탐험’, ‘붉은 미친’, ‘욕망채집장치’ 등의 드로잉 및 설치 작품 전시를 통해 창조적인 공간 창출을 또 다른 은유로 표현하기도 했다.

설계: 김동희
설계 담당: 정연두, 손정용, 정혜수, 김도연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무악동 46-1902
용도: 제1종 근린생활시설(주민공동 이용시설(마을회관))
대지면적: 211.81㎡
건축면적: 61.80㎡
연면적: 115.62㎡
규모: 지상 2층
건폐율: 29.18%
용적률: 54.59%
구조: 일반철골구조
주차: 1대 미만 설치 제외
마감: 알루미늄 커튼월, 복층유리
시공자: 건축_㈜리버티건설 / 전기_제일전기 / 통신_뉴코리아 전자통신㈜ / 커튼월_㈜유니크시스템 / 
태양광_주식회사 에너솔라 
설계 기간: 2016.3~2016.5
시공 기간: 2016.5~2016.7
발주처: 서울특별시

Map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일로18나길 19-1
건축가김동희
설계 담당정연두, 손정용, 정혜수, 김도연
건축주서울특별시
위치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일로18나길 19-1
TOP LIST
OPENHOUSE 연계 포럼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 정림건축문화재단 × 오픈하우스서울 오픈하우스서울과 정림건축문화재단은 서울에 새롭게 문을 연 공공건축물의 오픈하우스와 연계한 포럼을 마련합니다. 본 포럼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는, 공공건축물의 디자인, 실현 과정, 운영 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건축의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사회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당선', '완공'이라는 단편적 관심이 아니라, 실현을 위한 협의, 결정, 그리고 이후의 운영을 짚어보며 공공건축의 역할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오픈하우스서울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연계 포럼에서는 이미 운영을 시작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는 좋은 공공건축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픈하우스를 통해 현장을 방문해보고, 포럼을 통해 그 운영 취지와 설계 의도를 자세히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올해 연계 포럼은, ‘성동 유휴공간 네트워크: 책마루 프로젝트’와 ‘도시 자연 쉼터: 인왕산 초소책방과 숲속쉼터’입니다.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http://forumnforum.com      11월 1일(화) 저녁 7:30 성동 유휴공간 네트워크: 책마루 프로젝트 김태영, 김현준(어반토폴로지 공동대표) + 장수정(건축권장 대표) + 안지훈(한양여대 행정실무과 교수)   11월 2일(수) 저녁 7:30 도시 자연 쉼터: 인왕산 초소책방과 숲속쉼터 이충기(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 + 조남호(솔토지빈 대표)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통의동, 온라인(줌)+오프라인 동시 진행) - 구성: 개별 발표 후 대화와 문답 - 인원: (현장) 20인, (줌) 30인+ - 포럼 참가비: 1만원 - 신청문의: sun@junglim.org - 상세안내 및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웹사이트 http://forumnforum.com
OPENHOUSE 공공 건축의 변화 공공 건축은 도시의 기반시설이자 공적 자산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공간이며 누구나 이용 가능한 열린 시민들의 장소이다. 도시의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공공 건축의 완성도가 높아질 때 가장 큰 수혜자는 시민들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은 도시의 공적 공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도시의 열린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체감한 시간이었다.    공공 건축의 역할과 도시 환경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주목할 때, 공공 건축 설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설계 의도와 아이디어를 일관성 있게 구현하는 과정이다. 융통성 없는 예산과 최저 입찰, 행정 프로세스, 발주처의 이해도에 따라 건축물의 완성도는 큰 편차를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공공 건축은 행정, 운영, 설계의 여러 협의를 통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최근 서울에 등장한 공공 건축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공간의 높은 완성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왕산 숲속 쉼터와 인왕산 초소책방처럼 도시의 여백을 활용한 쉼터의 중요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과 도서관 등은 건축가의 새로운 공간 제안으로 시민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119안전센터와 같은 지원시설 역시 프로그램과 구성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내년이면 십 주년을 맞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공공 건축이 보여줄 수 있는 완성도 그 이상을 자랑하며 도시 스케일의 극적인 외부 공간을 선사해 많은 방문객을 맞고 있다. 도시에서 머물 수 있는 공공의 장소가 늘어간다는 것은 시민들이 도시를 누릴 기회가 늘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은 건축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면 시민들은 공적 자원을 통해 더 좋은 공간을 더 누리며 도시를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은 오픈하우스를 통해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도시에서 공공 건축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재발견하는 기회로 삼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OPENHOUSE 문화 자원이 된 인프라스트럭처 도시의 기반시설과 산업시설은 그 규모와 구조에서 차별화되는 동시에 새로운 공감각을 담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반시설과 산업시설의 대형 공간은 평소 경험하기 힘든 스케일의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구조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해 스페셜 테마 <문화 자원이 된 인프라스트럭처>에서는 이미 많은 사랑을 받는 코스모 40과 아트벙커 B39뿐만 아니라, 현재 새로운 장소를 조성 중인 <provoke Seoul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을 만나본다. 또한, 지하배수로를 문화공간으로 전환한 노량진 지하배수로를 현장에서 만난다. 무엇보다 내년 공사를 앞두고 당인리발전소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당인리 포디움과 프롬나드> 오픈하우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OPENHOUSE 공간 예술로 핀 문화공간 오픈하우스서울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은 문화공간이 올해 다시 문을 연다. 건축가 조병수의 기지 박서보주택은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갤러리이자 교류공간, 집을 보여준다. 스티븐 홀과 건축가 이인호의 설계로 완성된 대양역사관도 올해 다시 만나본다. 건축가 이희태의 설계로 1967년 완성된 병인순교 100주년 기념 성당과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은 한국에서 아름다운 성당으로 손꼽힌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기존 건축물과 공존을 꾀하는 박물관과 절두산순교성지를 모두 만나본다.
OPENHOUSE 한국 건축의 최전선, 마곡 지구 서울시의 주도로 2005년 마곡 R&D 시티(MRC) 기본구상으로 출발한 마곡 도시개발사업은 서남부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거점이자 연구 개발의 집중 조성을 통한 활성화를 노리는 복합 단지이다. 건축가 김찬중이 설계한 서울식물원이 선보인 이후, 모포시스가 설계한 코오롱 원앤온리타워가 강렬한 형태를 드러내었고, 건축가 조민석의 스페이스K 서울이 문화공간으로 자리했다. 여기에 안도 다다오의 LG아트센터 서울과 건축가 김찬중의 삼진제약 마곡 연구센터, 건축가 최욱의 대상 이노파크까지 여러 연구센터와 문화공간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곡 지구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들의 장이 되고 있다. 올해 처음 공개되는 LG아트센터 서울과 보안 문제로 평소 공개가 어려운 연구센터까지 마곡 지구 오픈하우스를 통해 한국 건축의 오늘을 만나본다. 
OPENHOUSE 공용 공간의 가치를 살린 공동 주택 최소의 공용 공간을 통해 개별 세대의 면적을 극대화해온 공동 주택은 집에 이르는 여정과 공용 공간의 가치를 외면하곤 한다. 그러나 공용 공간을 배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는 공간 경험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도 연결된다. 여러 집이 모여 하나의 조직을 이룰 때 공용 공간을 배려하는 건축가의 다양한 제안은 공동 주택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한다. 공동 주택의 가능성을 오픈하우스를 통해 만나본다.
OPENHOUSE 다양성을 품은 학교 건축 서울서진학교뿐만 아니라 올해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을 받은 신길중학교 등 학교 건축의 새로운 유형이 등장하고 있다. 기능과 관리 감독 위주의 기계적인 평면으로 복제되던 학교 건축을 개선해야 한다는 논의는 오래되었지만, 이제 비로소 조금씩 변화를 보이는 듯하다. 교육 공간 개선에 대한 오랜 바람은 자라나는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다. 최근 등장한 학교 건축은 이런 공감대를 토대로 새로운 공간 제안을 담고 있다. 6개의 오픈하우스 프로그램은 앞으로의 교육 공간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OPENHOUSE 삶을 담은 단독 주택 꾸준히 사랑받는 오픈하우스서울의 주택 오픈하우스는 주거의 선택지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보여준다. 건축적인 아이디어로 최소의 조건을 극복해낸 협소주택부터 주변 환경에 대응하고 가족의 바람을 담은 단독 주택들은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소우주가 된다. 구조, 재료부터 공간 구성까지 오늘의 집을 만나는 오픈하우스를 통해 집의 의미를 함께 나눠본다.
OPENHOUSE 효율과 정체성의 모색, 오피스/사옥 오피스와 사옥은 사무 공간의 효율성과 정체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면적의 극대화를 노리던 시장은 이제 여백을 두고 소통의 공간을 고려하며 조금씩 공간의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소개하는 오피스/사옥은 소규모 빌딩에서 면적의 최적화와 여백의 균형을 모색하는 건축물을 오픈하우스로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