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의 집

우리가 집을 설계할 때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물론 거주자의 생활 방식이다. ‘거실, 주방, 식당을 2층에 한 평면으로 만들 것. 침실은 1층, 3층으로 분리할 것’이라는 2가지 주 된 요구사항에서 출발한 사선의 집은 1층이 작고 2, 3층이 커지는 가분수의 형태이다. 1층의 기단부는 2, 3층을 떠받드는 형상의 사선으로 만들었고, 3층의 둔탁해 보이는 덩어리는 날렵하게 보이기 위해 사선으로 잘라내었다. 
2층 내부는 칸막이벽이 없는 열린 공간이다. 사선에 맞추어 틀어진 집 속의 집과 같은 화장실, 각기 다른 높이와 형태의 천장, 그리고 바닥의 단 차이로 인하여 같은 공간이지만 서로 다른 영역에 있다는 느낌을 준다. 도면상에서는 내부의 모습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평면과 단면의 사선들이 직교의 선들과 대립하면서 실제 공간에서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여러 방향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은 단순한 재료로 마감한 공간에 다채로운 광경을 만들어 낸다. 화장실의 반투명 유리 천장에서 유입되는 빛은 어떤 재료보다도 독특한 분위기를 부여한다. 3층의 덩어리는 내부에서 모서리가 살짝 맞닿은 모습을 강조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캔틸레버 구조를 사용하였다. 

글 민우식 사진 ㈜민워크샵 건축사사무소


㈜민워크샵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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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식
민우식은 미국의 크랜브룩 예술 아카데미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하고, 십 여년간의 실무 수련을 거쳐 2011년 민워크샵을 설립하였다.  첨단기술과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작은 건축에 집중하며 직관과 보편적 해결 방법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주요작업으로는 오목한 집(2015), 둥근지붕집 (2017) 카페톤 (2019) 아리지빌딩 (2020) 등이 있으며, 두라스택 사옥으로 2019년 건축가 협회상을, 카페 바하리야로 2022년 건축가 협회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