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성불사

조정구(구가도시건축)

2024년 10월 29일 1:00PM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36-1
참가비 10,000원
사진_박영채
사진_박영채

오픈하우스 진행 차종호 구가도시건축 부소장

부암동 성불사 
성불사는 부암동 창의문 고개에서 바라보이는 맞은편 언덕 주택가에 자리한 사찰이다. 올봄 3년여의 중창불사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낙성식을 열었다. 현 주지스님의 은사이신 회주스님이 지금 보현전 자리에 있던 집을 매입해 생활공간인 요사와 부처님을 모신 법당을 겸하는 인법당을 마련한 이래, 30여 년 만에 절의 제도를 갖추게 되어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회주스님 평생의 숙원인 보현보살(불상)을 위한 법당을 짓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처음 방문했던 기억. 구불거리는 언덕길을 한참 오르내리다 길 끝에 버티어 선 축대에 다다를 즈음, 담장에 걸린 작은 현판을 보고서야 이곳에 절이 있음을 알 만큼 성불사는 아담한 사찰이었다. 주지스님 안내로 마당에 들어서자 산동네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만큼 싱그럽고 화사한 정원에 눈길을 빼앗겼다가, 이내 그 너머로 펼쳐진 내사산과 굽이치는 북한산 능선에 마음이 시원스레 열리는 기분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절을 찾아가는 동안 받았던 깊숙이 들어온 외진 곳이란 기분은 싹 사라지고 한자리에서 서울의 안과 밖을 두루 전망할 수 있는 더없는 장소로서 성불사를 기억한다. 

절의 제도와 자생적 형상
성불사는 대중에게 익숙한 전통사찰과 조금 다른 구성을 하고 있다. 원래 집이 있던 자리에 법당을 짓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하나둘 주변 집을 매입해 필요한 공간을 늘려온 자생적 형상의 사찰이다. 이번 불사에서 기능적인 개선은 물론 절의 제도에 맞게 법당과 부속건물의 위계를 반영하고 불비했던 전각을 갖추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스님과 신도가 어려운 시절을 함께하며 가꿔온 장소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남길 수 있는지 고민하였다.
미리 실측해 둔 옛 축대와 마당 크기를 가능한 한 유지하고 기존 법당이 풍경을 향해 비스듬하게 열린 축을 살려서 새로 짓는 대웅전과 보현전에 반영하였다. 마치 부모가 장성한 아이 얼굴에서 옛 모습을 떠올리듯 변화한 성불사에서도 함께한 시간을 찾을 수 있도록 바랐기 때문이다. 
신설한 보현전은 과거 인법당처럼 아래에 회주스님의 거처를 마련하여 유년기부터 보현보살과 맺은 인연을 안락한 공간에서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사찰 정문에 들어선 공양간은 수행도량의 과묵한 입면을 하고 있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는 열린 구성이다. 전체적으로 정갈한 마당을 중심으로 적절한 크기로 들어선 시설들이 느슨한 관계 맺으며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현대에 구현된 전통 구법과 양식
이번 불사에서 추가된 규모는 연면적 250평 정도로 그리 큰 건물은 아니지만, 경사가 심한 주택가에 작은 필지를 붙여 짓다 보니 여러 동으로 나뉘고 다양한 구법이 적용되었다. 불교적 상징성이 중요한 법당은 한식목구조를 적용하였고 기능적인 공간인 공양간과 요사채는 철근콘크리트구조로 지었다. 공양간 2층에 새롭게 추가된 찻집은 신도들의 교류와 휴식공간으로 전통목조의 온화한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현대목구조로 제안했다. 
주심포양식의 대웅전은 이전까지 전통격식의 불전이 없던 성불사에 최상의 장엄을 베푼 건물이다. 요즘 사찰에서 짓는 주불전은 화려한 단청의 다포계가 대다수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만고만한 건물이 모인 주택가에 들어설 대웅전을 설계하면서 건물볼륨, 지붕형태, 입면과 창호비례 등 격식을 갖추면서도 동네 분위기에 어울리는 건물을 고민하였고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미감이 느껴지는 현대의 주심포법당을 계획하고자 했다.

조정구 사진 박영채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guga.co.kr

조정구
조정구는 1966년 서울 보광동에서 태어나 자랐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0년 구가도시건축을 만들어, ‘우리 삶과 가까운 보편적인 건축’에 주제를 두고, 도시답사와 설계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2024년 현재 1,000회 이상을 진행한 ‘수요답사’를 통하여 서울의 수많은 동네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찬찬히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조사와 마스터플랜 등으로 작업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도시 한옥, 슬래브집, 다세대주택, 가게와 골목, 동네의 풍경 등 다양한 삶의 형상을 모으고 분석하며, 현대건축과 한옥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우리 시대의 집’을 찾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설계: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조정구)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36-1
용도: 사찰
의뢰인: 대한불교조계종 성불사
Map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36-1
건축가조정구(구가도시건축)
건축주대한불교조계종 성불사
일시2024년 10월 29일 1:00PM
위치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36-1
집합 장소건물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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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2000년에 문을 연 구가도시건축은 크게 두 가지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하나는 현대의 삶을 담은 건물의 설계와 감리, 다른 하나는 20여 년 넘게 꾸준히 진행해 온 도시답사와 실측· 연구 조사입니다. 모형실에서 프로젝트 마다 가지고 있던 배경과 이야기를 풀어내주셔서 더욱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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