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하우스서울×기린그림
판교 택지개발 지구 내 주택지와 달리 70채 정도의 타운하우스로 조성된 터이다. 이곳은 인위적으로 4m 높이의 기단이 조성되어 있다. 단지 전면은 도로를 따라 형성된 280m 길이의 거대한 기단이 성벽처럼 도시를 가른다. 도시와 단절된 단지의 소통은 동서쪽 2개의 진입로가 유일하다. 집터는 서쪽 진입로의 좌측 문루 위치이다. 설계 후 우연히 입구 맞은편 우측집도 설계를 진행하게 되어 단지 입구를 완성하게 되었다.
기단 위의 집
주어진 환경과 조건이 생각의 시작점이다. 기단이 주는 거대한 장벽은 주거에 어울리지 않는 스케일을 강요한다. 생활공간 스케일로 공간을 구성하기에 연속된 기단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공간의 스케일을 맞추며 도시적 풍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기단 위에 단순하게 수평으로 떠 있는 집을 상상했다.
기단 상부 떠 있는 건물의 볼륨은 자연스럽게 기단과 차이를 만들며 새로운 사이 공간을 만든다. 이런 특성에 따라 만들어진 공간에는 각각 적합한 기능을 담았다. 기단 내부에는 주차장과 진입 마당, 기단 상부 볼륨에는 개인 공간인 침실이 위치한다. 그 사이는 생활공간인 거실, 식당, 부엌, 그리고 외부 거실이 있다.
집의 공간 성격도 대비적이다. 침실을 담고 있는 상부 볼륨은 내향적이다. 방과 방 사이의 작은 마당은 하늘을 향해 열려 있어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는 만든다. 반면, 볼륨 하부는 거실과 마당으로 연속된 내·외부 공간으로 경계 없이 하나로 통합되어 깊이감을 더한다. 계절과 날씨, 생활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가변적인 장소이다. 이곳은 마루와 같은 외부 거실로 때로는 손님을 맞이하고, 때로는 가장 평화로운 사적인 공간으로 사용될 것이다. 인공 기단이라는 도시적 난제가 좋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누마루와 같이 가장 매력적인 장소로 바뀌는 순간이다.
글 정재헌 사진 최용준
정재헌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벨빌국립건축대학에서 앙리 시리아니의 지도를 받았다. 미셸 카강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귀국하여 1998년 아틀리에를 열었다. 현재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다음 세대를 이끌 건축가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모노건축사사무소와 함께 삶을 짓는 건축가로 디자인 열정을 쏟고 있다.
<도천라일락집>으로 서울시건축상 대상, 한국건축가협회상(2015)을 받는 등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양평 펼친집>, <호시담>, <판교 요철동>, <오륙도가원레스토랑>, <동검리주택단지>, <두물머리주택> 등이 있다.
모노건축사사무소
monoarchitects.co.kr
건축가 | 정재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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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 박현규 |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산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