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피노 파밀리아

문훈

건축의뢰인의 꿈
피노키오 이야기와 인형에 깊이 빠져있는 건축 의뢰인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큰 방 가득히 빽빽하게 차있는 전세계에서 수집된 피노키오 인형과 관련 소품을 보며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그는, 거짓말을 하면 항상 들키게 되는 피노키오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존재라고, 부드러운 어조로 하지만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피노키오와 동심을 주제로 하는 그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의 꿈이자 삶에 대한 태도였다.

대지와 프로그램
서울의 동북쪽 경계 끝자락의 숲과 접해있는 550여 평의 땅은 피노키오 미술관 1동, 체험관과 지하주차장 1동, 그리고 카페와 뮤지엄 샾 1동, 합하여 3동으로 이루어진 테마 파크이다. 대지 경계에 자리잡은 건축물들 덕에 적정한 크기의 아늑한 중앙 마당이 자리잡게 되었고, 어린이, 어른들을 위한 돌음 기차와 물놀이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거대한 피노키오 인형과 아담한 피노키아 인형이 건물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고, 꽤 키가 큰 꼬부랑 소나무들이 장소를 빛내주고 있다.

건축가의 해법 
피노키오 미술관 동의 평면은 엄마의 자궁 안에 있는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고, 그 평면이 이리저리 공간으로 자라나면서, 거대한 돌, 굳은 파도, 혹은 과거에서 온 미래를 향한 우주선처럼 둥글둥글 자리잡고 있다. 동그란 중정은 아이들의 객석 이자 무대가 될 수도 있다. 내부는 넓어졌다 좁아졌다 오르락 내리락하다 가까스로 매우 좁게 연결되는 고리공간으로 인도된다. 지금은 잠시 막아 놓았지만 언젠가 뚫어 낸다면 소통의 공간이 될 것이다.

피노키오 체험관은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등장하는 단순한 고래를 많이 닮은 공간이다. 2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체험 공간과, 4D 체험이 가능한 영상 홀, 그리고 높은 천창에서 빛이 내려오는 꼬리 공간이 있다. 부드러운 ㄱ 자처럼 생긴 평면에서 자라난 고래는 아파트 쪽으로 높은 담을 형성해 내고, 중앙 마당쪽으로는 낮고 넓은 창호로 열려 있다. 대지 경계를 규정하며, 전체적으로 단지 내에 아늑함을 주는 건물이다.

카페 뮤지엄 샾은 숲 쪽 경계에 자리잡고 있지만 건물을 관통하는 거대한 발코니 공간 덕에, 더욱 숲이 강조되는 형국을 이루고 있고, 긴 코에서 나오는 물과 연못 그리고 주변의 공중 열차가 서로를 돕고 지켜주고 있다.

사뭇 거칠어 보이지만, 목수님들의 디자인 의도가 전혀 없는 거푸집 합판 나누기와 그 흔적들 때문에 단순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형태와 공간들이 풍요로운 표정들을 가지게 되었고, 약간 모자란 듯 하지만 정감이 가는 우리네의 질그릇을 닮지 않았느냐고 독백스럽게 묻고 싶다.


문훈
문훈

건축가 문훈은 1968년생으로 지질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유년기는 강원도 상동읍 탄광 도시에서, 청소년기는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보냈다. 인하대학교 건축과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2001년부터 문훈발전소를 설립,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락잇수다, 롤리팝, K-POP 커브, 투문정션, 피노키오 박물관 그리고 2005년에 건축가협회상을 받은 상상사진관 등이 있다. 그 밖에도 그림,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오가며 건축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2009년 건축학과 교수들이 뽑은 ‘한국 건축을 대표하는 12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대작가로 선정, 건축가로는 유일하게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40점이 전시되었으며, 2015년 시카고 건축비엔날레에 초대 작가로 선정되었다. 저서로는 『달로 가는 제멋대로 펜』(스윙밴드, 2014)과 『집짓기 바이블』(마티, 2014/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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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CONNECTION with Seoul Architecture Festival 불암골 행복발전소, 정영섭+홍영애 아이들은 뛰어 논다. 아이들은 뛰어야 하고 놀아야 한다.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애정이 충분할 때,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 논다. 지역아동센터는 부모를 대신하여 아이들에게 애정을 주고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 대지는 아파트 단지들과 불암산 사이에서 겨우 남아 있는 저층 주거지에 자리한다. 격자로 계획된 아파트단지와는 비교되게도 별모양의 부정형 대지이다. 이 곳이 얼마나 계획되지 않았는지, 얼마나 소외되어 있는지를 보여 주는 듯했다. 두 개의 돌봄 교실, 아이들을 위한 주방과 식당, 사무실, 북 카페를 계획해야 했다. 발주처는 돌봄을 받는 아이들과 북 카페를 이용하는 어른들을 통하여 마을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를 기대 했다. 집집이 모여 이루어진 마을과 여러 프로그램이 어우러져야 하는 아동센터는 닮아 있었다. 기존대지에는 마을 사람들만 아는 지름길도 있었다. 프로그램 실들은 작은 집들이 되고, 주출입구-중정-부출입구로 이어지는 복도는 마을 지름길이 되었다. 단층의 지역아동센터는 3~4층의 다가구, 다세대에 둘러싸여 있다. 주거지에 친근한 소재인 목재와 돌로 외벽을 마감하였다. 부정형 대지를 따라 실들을 계획하고, 지붕은 불암산의 경관을 따라 경사로 계획 하였다. 주변 건물에서 내려다 본 지붕은 그 모습이 마을이고 건물의 입면이기도 하다. 소규모 건물에 해당하여 인증절차는 생략하였지만, 건축물에너지효율1등급에 준하는 단열재와 창호를 계획하고 신재생에너지 설계를 적용하였다. 발주처가 공공건축물이 가져야 할 지속성에 대한 관심과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모전을 통하여 진행된 설계를 하며, 우리는 마지막까지 모든 계획에 참여 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발주처는 그 기회를 주었다. 인테리어 설계를 시작할 때에 실제 북 카페를 운영할 주민과 아동센터의 운영자를 만났다. 가장 즐거우면서 동시에 괴로웠던 순간이었다. 이제야 주인을 만나 소통하고 진정한 설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즐거웠지만, 사용자의 계획을 미리 담아내지 못해 기존의 건축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점에서 아쉽고 괴로웠다. 지금 불암골 행복발전소 지역아동센터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다. 우리는 오늘도 북 카페를 운영하는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2014년 5월의 공모전이 2016년 여름까지 이어지고 있다. 글 moldproject  사진 노경
OPENSTUDIO SKM 건축사사무소, 민성진 SKM Architects 사옥의 전면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두어 주변 가로 풍경에 생동감을 주고 있다. 6m 높이의 회의실과 빛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사무실 공간에는 수많은 모형이 가득하다. 공간의 경험과 체험에서 오는 감동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무수히 많은 모형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험하는 사무실의 특징을 보여주는 각별한 장소이다. 자유롭고 대담한 건축을 선보이는 건축가 켄민성진의 건축에는 대지에 대한 고려, 빛과 바람, 공간감에 대한 깊은 고민과 철학적 사고가 담겨 있다. 자유로운 형태는 자연에 바탕을 둔 감성적이며 치밀하고 실용적인 공간 해석의 결과물이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건축의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동부산 힐튼 호텔,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 J Academy, 자이갤러리 등 건축가 켄민성진의 건축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 사진 송재영
OPENHOUSE 피노 파밀리아, 문훈 건축의뢰인의 꿈 피노키오 이야기와 인형에 깊이 빠져있는 건축 의뢰인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큰 방 가득히 빽빽하게 차있는 전세계에서 수집된 피노키오 인형과 관련 소품을 보며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그는, 거짓말을 하면 항상 들키게 되는 피노키오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존재라고, 부드러운 어조로 하지만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피노키오와 동심을 주제로 하는 그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의 꿈이자 삶에 대한 태도였다. 대지와 프로그램 서울의 동북쪽 경계 끝자락의 숲과 접해있는 550여 평의 땅은 피노키오 미술관 1동, 체험관과 지하주차장 1동, 그리고 카페와 뮤지엄 샾 1동, 합하여 3동으로 이루어진 테마 파크이다. 대지 경계에 자리잡은 건축물들 덕에 적정한 크기의 아늑한 중앙 마당이 자리잡게 되었고, 어린이, 어른들을 위한 돌음 기차와 물놀이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거대한 피노키오 인형과 아담한 피노키아 인형이 건물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고, 꽤 키가 큰 꼬부랑 소나무들이 장소를 빛내주고 있다. 건축가의 해법  피노키오 미술관 동의 평면은 엄마의 자궁 안에 있는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고, 그 평면이 이리저리 공간으로 자라나면서, 거대한 돌, 굳은 파도, 혹은 과거에서 온 미래를 향한 우주선처럼 둥글둥글 자리잡고 있다. 동그란 중정은 아이들의 객석 이자 무대가 될 수도 있다. 내부는 넓어졌다 좁아졌다 오르락 내리락하다 가까스로 매우 좁게 연결되는 고리공간으로 인도된다. 지금은 잠시 막아 놓았지만 언젠가 뚫어 낸다면 소통의 공간이 될 것이다. 피노키오 체험관은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등장하는 단순한 고래를 많이 닮은 공간이다. 2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체험 공간과, 4D 체험이 가능한 영상 홀, 그리고 높은 천창에서 빛이 내려오는 꼬리 공간이 있다. 부드러운 ㄱ 자처럼 생긴 평면에서 자라난 고래는 아파트 쪽으로 높은 담을 형성해 내고, 중앙 마당쪽으로는 낮고 넓은 창호로 열려 있다. 대지 경계를 규정하며, 전체적으로 단지 내에 아늑함을 주는 건물이다. 카페 뮤지엄 샾은 숲 쪽 경계에 자리잡고 있지만 건물을 관통하는 거대한 발코니 공간 덕에, 더욱 숲이 강조되는 형국을 이루고 있고, 긴 코에서 나오는 물과 연못 그리고 주변의 공중 열차가 서로를 돕고 지켜주고 있다. 사뭇 거칠어 보이지만, 목수님들의 디자인 의도가 전혀 없는 거푸집 합판 나누기와 그 흔적들 때문에 단순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형태와 공간들이 풍요로운 표정들을 가지게 되었고, 약간 모자란 듯 하지만 정감이 가는 우리네의 질그릇을 닮지 않았느냐고 독백스럽게 묻고 싶다. 글 문훈
OPENHOUSE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이정훈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대지가 지닌 한계 조건을 재해석하여 형성된 도시의 새로운 여백공간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단순히 비워낸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 사이에 존재하는 잠재적 가능성의 장을 의미한다. 플랫폼 엘에서 링크야드라 불리는 중앙 보이드 공간은 기능적으로 공간 사이를 매개하는 전이공간 또는 쉼의 공간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마당과 닮아 있다. 이 공간은 용도에 따라 둘로 나뉜 건물을 연계하는 중요한 지점이며 비워진 공간 그 자체로도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전시실과 지하 플랫폼 라이브 역시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다. 용적률에 따른 면적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간을 확보하고자 지하를 활용했다. 8m 층고의 플랫폼 라이브는 각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음향, 조명 및 수납식 의자 등 인프라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전시실의 일부분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독립적인 프로그램을 여는 것도 가능하다. 외피의 상징적 기하무늬는 본 프로젝트의 모태가 된 루이까또즈(루이14세)가 정립한 바로크 기하학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러한 패턴은 루이까또즈의 과거와 현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미래적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를 상징화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외부의 패턴이 직조적 프레임들의 역동적인 조합이라면 내부 중정의 파사드는 기하학적 균질감과 질서를 대변한다. 중정의 타공 패널에는 루이 14세가 베르사이유 궁전을 건축하던 당시에 궁정화가가 그렸던 17세기 베르사이유 하늘이 맵핑되있다. 300여년 전 루이 14세가 봤던 베르사이유의 하늘을 서울의 하늘속에 투사시킴으로써 공간과 시간의 통시적 감성을 루이까또즈의 의미 속에서 해석하고자 하였다. 글 조호건축  사진 남궁선 이정훈 프랑스건축사 D.P.L.G.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과 철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낭시건축학교에서 건축재료 석사, 파리 라빌레트건축대학에서 건축이론석사 및 프랑스 건축사를 취득하였다. 파리 시게루반 사무소와 런던 자하 하디드 오피스를 거쳐 2009년 서울에 조호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였다. 2010년 젊은건축가상, 2013 미국 ‘아키텍처럴 레코드’ 디자인뱅가드, 2014 독일 프리츠 회거건축상과 서울시건축상, 경기도 건축상을 수상하였다. 2015년 이탈리아 더 플랜어워드 및 영국 월페이퍼 아키텍트디렉토리Architect Directory에 선정 및 독일 레드닷어워드를 수상하였으며 2016년 영국 아시아퍼시픽어워드 및 독일 IF어워드를 수상 그리고 2016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였다.
PUBLIC CONNECTION with Seoul Architecture Festival 이화정동빌딩, 이종호+우의정 근현대사의 현장을 바라보며 건축가가 생각한 것은 장소와 시간이었다. 19세기 말부터 숭례문에서 소의문을 거쳐 돈의문으로 지나는 서울 성곽 부근의 정동 일대에서 일어났던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거를 현재로 끌어오려 했을 것이다. 적벽돌 외장의 이화정동빌딩은 정동길을 사이에 두고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심슨기념관과 대각선으로 마주하고 남쪽으로는 주한 캐나다대사관, 북쪽으로는 정동아파트와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언덕 위 동쪽으로는 옛 러시아공사관 터를 활용한 정동공원이 에워싸는 대지다. 이 건물은 길 건너 기념관과는 달리 재단의 임대 수익을 전제로 한 근린생활시설과 업무공간으로 채워진 상업건물이다. 적벽돌을 사용한 외관의 단순한 연속성을 포함해 정동길의 시간과 공간의 연속성을 나타내는 도시적 대화는 오랜 시간 이곳에 쌓인 사람들의 활동도 포함한다. 이종호와 건축사사무소 메타가 사용한 적벽돌은 이러한 의도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원칙은 지키되 약간 자유로운 개구부가 만드는 리듬 같은 것을 의도했다. 정동길의 아우라를 연장하는 방법으로 적용한 두꺼운 벽돌 벽과 유리 벽 간의 더블스킨은 가로와 건물의 관계를 강화한다. 두 벽은 꽤나 떨어져 있고 하늘로 공간이 뚫려 있어 단순한 이중 벽이 아니라 일종의 영역으로 작용한다. 도로의 사선제한을 활용하면서 정동길의 연속선을 유지하기 위해 저층부 건축선을 주변과 맞추고 상층부 임대 업무공간은 거리로부터 후퇴시켜 북쪽으로 이웃하는 공동주택과 인동거리를 유지했다. 경사진 땅의 약점을 극복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형을 활용하기 위하여 정문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1층 외부공간에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과의 정원 쪽 마당을 지나 동측 정동공원 쪽으로 보행 동선을 연결했다. 글 메타건축  사진 김재경
PUBLIC CONNECTION with Seoul Architecture Festival 어쩌다가게@망원, 박인영 주변에 망원시장이 있고 골목길도 구불구불하고 직교 그리드도 아닌 조금 복잡한 동네다. 망원역에서 찾아 가는 길은 처음 200m 정도는 아주 혼잡한 시장통 같은 길을 따라 접근한다. 왼쪽 골목으로 접어들면 조용한 오래된 주택들이 빽빽하다. 그리고 맞이하는 계획대지에 처음에는 단층 아담한 주택을 출판사가 쓰고 있었다. 대지의 앞에 6m, 뒤에 4m 도로가 있다. (주)공무점에서 진행하는 어쩌다가게 두 번째로, 망원동 주택가에 지극히 상업적인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어쩌다가게 콘셉트에 맞게 작은 가게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했다. 상부층은 쉐어 오피스로 계획하여 건축주인 (주)공무점과 우리 설계사무소도 이사한다. 작은 가게들과 쉐어 오피스들은 여러 가지 공유공간을 같이 사용하도록 계획해야했다. 골목길을 돌고 돌아 찾아온 건물은 골목길의 연장이도록 했다. 건물 내 골목길은 돌아다니는 재미를 가지도록 했고 군데군데 넓어지는 마당이 함께 있다. 수직 계단의 골목길은 옛 달동네 골목길처럼 꾸불꾸불하다. 3m 층고를 둘로 나누어 1.5m 스킵플로어로 계획하여 층을 이동하는 단절감을 없앴다. 계단을 만드는 방식도 중간에 방향을 90도 전환함으로써 수직 동선이 건물을 가르는 강한 축이 되기보다는 공간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내부 골목길을 중심으로 열려있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옆 주택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주변의 시장골목처럼 모든 시선과 관계는 골목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완공 후 사무실을 이사하고 이 건물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본다. 지하공용 라운지와 3.5층 공용회의실은 입주자들이 공유하는 앱을 통해 예약하여 운영된다. 입주한 공방들은 여기서 클래스를 연다. 골목길과 작은 마당들에서 오픈마켓(어쩌다야시장)도 열렸다. 지하공용 라운지는 높은 층고로 울림이 좋아 매주 음악공연을 하고 있다. 이 작은 건물을 16개(공방 및 가게 11개, 사무실 5개)의 사업자들이 북적북적 거리면 재미있게 사용한다. 각각의 전용면적은 적지만 건물 전체를 이용하는 것 같다. 글 박인영  사진 노경
OPENSTUDIO 목련원, 황두진 건축가 황두진은 서울 구도심에 대응하는 건축 탐구, 공간과 구조, 형태를 다양한 기하학적 질서의 틀에서 조율하며 구축술에 바탕을 둔 건축을 탐구하고 있다. 서울의 오래된 도심, 통의동의 평범한 주택을 리노베이션해 자신의 사무실과 자택으로 사용하다 별동을 증축해 지하 문화공간과 별실, 그리고 구름다리를 활용한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열리고 닫힌 마당을 중심으로 한 절제된 사무실이다. 한옥을 하나의 가구식 목구조의 구조적 시스템으로 이해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실험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저술을 통해 건축과 도시에 대한 생각을 펼쳐내고 있다. 오픈하우스와 함께‘오래된 것이 새 것을 낳다’(The Old Giving Birth to the New’)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VOID CONNECTION with MMCA 사라진 보이드, 조각난 보이드- 조선 후기 건축의 흔적, 이상해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 가회동 백인제 가옥 - 가회동 31번지 지역 (도시)한옥 - 안국동 윤보선가 - 운니동 김승현가 - 서울 운현궁  경복궁 동측 일대에는 조선시대 왕실 관련 건물과 국가 소속의 건축물이 자리하던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지배 계층인 양반의 거주지이기도 하다. 거대한 필지로 조성된 도시 조직은 일제 강점기에 도시 한옥으로 변모하면서 세밀한 필지로 분화되어 도시 한옥 군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번 답사는 조선시대 왕실 관련, 국가 소속 건축물, 일제 강점기의 한옥 및 조선 후기의 한옥을 살펴보며 아울러 터만 남아있는 옛 흔적을 추적해본다. 이상해 이상해는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한국건축역사학회 회장,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한국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국민대학교 석좌교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종묘』(공저), 『한국의 세계문화유산』(공저), 『서원』, 『우리건축 100년』(공저), 『궁궐•유교건축』, 『한국의 서원문화』(공저), 『땅의 깨달음 한국건축』(공저) 등이 있고, 영문판으로는 Dwellings, Settlements and Tradition (co-author); Asia’s Old Dwellings: Tradition, Resilience, and Change (co-author); Seowon: The Architecture of Korea’s Private Academies; Korean Villages and Their Cultures (co-author); Wisdom of the Earth: Korean Architecture (co-author) 등이 있다.
OPENHOUSE 반계 윤웅렬의 별서, 김봉렬 반계 윤웅렬 별서는 구한말 윤웅렬이 지은 별장이다. 반계 윤웅렬은 1856년(철종 7) 무과에 급제하였으며 1894년 갑오개혁으로 군부대신을 지냈다. 1910년 한일합방 후에는 일본 정부에 의해 남작 작위를 받았다. 슬하에는 전주 이씨와의 사이에 좌옹 윤치호, 김정순과의 사이에 남포 윤치왕과 윤치창 3형제를 두었다. 1904년 여름동안 서울지역에 성행하던 성홍열이 10월이 되어도 수그러들지 않자 이를 피해 지내기 위해 창의문 밖 경승지로 손꼽히던 부암동에 조성한 여름 별장이다. 뒤편의 조적조 건물을 별장으로 지었는데, 윤웅렬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그의 셋째아들 윤치창이 상속받아 안채 등 한옥 건물을 추가로 조성하여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되었다. 1977년 서울시민속자료로 지정되었으며 2008년에는 건축물 외에 바위, 연못, 소폭포가 문화재로 추가 지정되면서 별서정원의 주요 구성요소들이 모두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별장의 건축적, 조경적 요소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집이다. 윤웅렬 별장은 1944년까지 셋째아들 윤치창의 소유였으나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1980년대 말부터는 도쿄에 거주하는 집주인이 주로 세를 놓아 집이 망가지는 시초가 되었다. 이후 거의 폐허와 같이 방치되던 이 집을 개인이 소유하게 되면서 보수공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당시 사랑채는 마당을 모두 덮어 거실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원형을 많이 잃어버린 상태였다. 건물은 공기가 통하지 않아 썩고 있었으며 마당의 연못은 쓰레기 투기장이 되어버렸다. 이 집을 보수하는데 가장 큰 난제는 서울시 지정문화재라는 점이었다. 문화재는 원형보존을 원칙으로 하므로 생활에 필요한 변형과 상충되었는데 그에 따른 가장 큰 설계의 기준은 외관은 유지하되, 내부는 편리하게 하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단열을 해결해야 했는데, 한식 창호는 기밀성이 떨어져 단열성능이 거의 없으므로 내부에 한식 시스템창호를 새로 개발하여 설치하였다. 원래 이 집에 없던 화장실과 주방 등 위생설비는 건물의 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편리한 위치를 선정하여 실내로 들였다. 안채-사랑채-문간채로 분리된 각 건물을 신발을 신지 않고 연결되도록 하였으며 협소한 건물 규모에 맞는 가구에 대해서도 고민하였다.   글, 사진 온지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