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Vatec 서울사옥

* 10월 3일 오후2시부터 참가 신청 가능

2010년 지명 공모전 당시, 예술의 전당 앞에 위치한 이 부지는 지구단위 계획 상의 용적률을 250% 적용받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부지를 포함한 주변이 향후 10년 이내에 일반상업지구(용적률 400%)로 전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이야기가 팽배하였다. 발주처 측에서는 '향후 용적률이 조정될 수 있다'라는 불확실한 상황과 현재 시점에서의 사옥 신축 필요성이 서로 상충되는 불편한 상황에서 공모전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급성장한 IT회사의 사옥인 관계로 발주처는 세 가지를 중요시 했는데, 하나는 주변에서 너무 튀지 않으면서 회사의 브랜드가 조용히 묻어 나왔으면 하는 것과, IT회사의 성격상 보안과 심리적 문제로 너무 열려있는 형태의 건물은 지양해 줄 것, 그리고 예술의 전당 앞이라는 문화적 컨텍스트를 존중해서 사옥 내에 직원은 물론 일반인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공연장과 겔러리를 고려해 줄 것 등이었다.

위의 상황들을 반영하여 우리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가졌던 핵심 전략 중의 하나는, '어떻게 하면 근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용적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할 것인가'이다. 동시에, 그로 인한 시스템이 새로운 오피스 빌딩 유형의 하나로서 발주처의 요구사항과 도시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외피로서의 구조적인 네트(facade structural net)'를 이 모든 주어진 조건에 대한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정하였다.

이 문제에 접근할 때 먼저 현재의 최대 용적률 250%와 미래의 400%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하였고, 그 결과 구조의 일부를 매스에서 분리해 냄으로써 미래에 증축할 수 있는 용적률 150% 정도를 본 매스와 구조체 사이에 존재하도록 계획하였다. 다시 말해 150% 정도의 빈 사잇공간이 본체와 외피구조체 사이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사잇공간에는, 외피구조체와 본체를 구조적이며 기능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부유하는 데크(floating deck)들이 존재하게 된다.

사잇공간에 존재하는 이러한 데크들은 층당 2개씩 배정되어 있으며 외피구조와 본체를 연결하는 구조적인 보(beam) 역할 뿐만 아니라, 하루 8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사원들에게 쉽게 테라스에 나가 도시의 풍광을 즐기며 잠시라도 외기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데크들은 서로 겹치지 않음으로 해서 연면적에서 제외됨은 물론, 각각의 데크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적 교류도 가능한 장치이다. 또한 사무공간 자체도 한 켜에 의해 둘러싸여져 있어서 외부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고 좀 더 아늑하게 보호받는다는 심리적 느낌을 가질 수 있게끔 하였다.

외피구조체의 구성은 이 회사의 모바일기기 주력 아이템인 'shield can frame' 의 엇갈린 형태를 모티브로, 생산되는 제품의 구조적 재현(configurational representation)을 통한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구성은 또한 실내에서 외부를 볼 때, 각 층마다 조금씩 다른 도시 경관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바로 인접한 건물들과의 유사성을 반영하여 프레임 간격과 밀도를 재조정함으로써 기존 컨텍스트와의 이질감을 최소화 하였다.

글 더_시스템 랩  사진 김용관

더_시스템 랩 
http://thesystemlab.com

김찬중 
(주)더_시스템 랩 건축사사무소 대표이자 경희대학교 초빙교수다.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와 하버드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18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 수상 및 건축문화대상,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 레드닷 어워드(Red Dot Award)와 같은 국내외 다수의 상을 받았다. 2006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 전시에 참여했으며, 베이징 국제 건축 비엔날레에서 주목받는 아시아 젊은 건축가 6인에 선정, 2016년 영국의 월 페이퍼(wall paper)에서는 세계의 주목할만한 건축가 2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2019년 1월에는 영국 월 페이퍼에서 울릉도 코스모스(KOSMOS) 리조트가 ‘THE BEST NEW HOTEL WINNER’로 선정되었다. 대표작으로는 한남동 오피스,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 하나은행 삼성동(PLACE 1), 울릉도 코스모스(KOSMOS) 리조트, 우란문화재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