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지하철 3호선으로 찾아가는 상가아파트

황두진

2017년 10월 28일 2:00PM
유진상가, 원일아파트, 안산맨숀, 낙원상가
예약금 10,000원 결제 후 참석 시 환불

유진상가, 원일아파트, 안산맨숀 - 홍제동 일대

홍제동 일대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독자적인 권역을 이루고 있었다. 충정로 일대, 종로 일대와 더불어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 대거 등장한 한국의 상가아파트가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통일로 북측에는 유진상가(1970년 7월 11일 준공), 원일아파트(1970년 5월 20일 준공), 안산맨숀(1972년 2월 18일 준공) 등이 연속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진상가는 세운상가의 여러 건물 중 하나인 신성상가를 건설한 신성건설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은 대규모 주상복합 건물로서, 홍제천을 복개하고 그 위에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1999년 내부순환로가 그 위로 지나가면서 건물의 일부가 철거되고 그 나머지 부분에 서대문구 신지식센터가 들어가 주거 기능이 다소 축소되었다. 건립 당시의 심각했던 안보상황을 반영해 유사시 건물의 일부를 붕괴하여 도로를 패쇄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원일아파트는 인근의 인왕시장과 결합한 특이한 건물이다. 조형적으로 매우 섬세한 경향을 보이며, 특히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는 중정이 눈여겨볼 만하다. 중정의 상부에는 천창이 있는데 그 상부의 측면이 개방되어 채광뿐 아니라 환기에도 유리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옥상에 오르면 안산과 인왕산이 모두 눈에 들어온다. 건축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안산맨숀은 이파트 연구가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는 건물이다. 길에서 바라본 외관은 전형적인 근대건축의 디자인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사다리꼴 형태의 아늑한 중정이 자리잡고 있다. 천창이 없는 개방형 중정이라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옥상에 오르면 주민들이 가꾸는 텃밭이 인왕산과 안산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다. 당초에는 순수 주거 용도의 건물이었으나 2005년 이후 1층에 상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수직 마을’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건물이다. 역시 건축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


낙원상가

종로는 전통적인 구도심이다.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건축으로 불리는 세운상가(1967년 11월 17일 일부 준공)를 비롯, 낙원빌딩(1968년 9월 15일 준공), 종로의 연속가로인 새문안로변의 피어선아파트(1971년 11월 10월 준공), 세종문화회관 일대의 다양한 주상복합 건축 등이 종로를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남서쪽으로 조금 더 가면 바로 충정로 일대와 연결되므로 가히 한국 상가아파트 역사의 중심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낙원상가는 삼일로가 개설되는 과정에서 건설된 특이한 경우다. 도로 위에 세워진 건물이므로 토지세가 아닌 도로점용료를 내며, 당초 이 자리에 있었던 재래 시장인 낙원시장은 현재 지하에 자리잡고 있다. 지상의 저층부는 세계 최대의 악기시장인 낙원상가이고 상층부는 149세대의 아파트다. 특히 9층부터 시작되는 중정은 아마도 서울 시내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공간의 하나일 것이다. 한 때 철거설이 있었으나 지금은 상가와 아파트가 모두 활성화되어 있고 서울시의 관심과 지원 또한 상당하다. 설계는 연합건축(대표 김만성)이, 시공은 대일건설이 했고 현재까지 건물 상당 부분을 대일건설이 소유, 관리하고 있다.  


답사 코스
14:00 지하철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 집합. 유진상가, 원일아파트, 안산맨숀 순으로 답사.
16:00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에서 안국역 이동. 낙원빌딩(상가+아파트) 답사
17:30 낙원빌딩에서 해산

황두진 

사진
유진1: 촬영 황두진
유진2: 출처 <1960-70년대 서울 商街아파트에 대한 연구>, 서울대학교 석사논문, 강승현, 2010
원일1: 촬영 황두진
원일2: 촬영 황두진
안산1: 촬영 황두진
안산2: 촬영 황두진
낙원1: 제공 대일건설
낙원2: 제공 대일건설
낙원3: 출처 <1960-70년대 서울 商街아파트에 대한 연구>, 서울대학교 석사논문, 강승현, 2010
낙원4: 촬영 황두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http://www.djharch.com/09/home/


황두진
건축가 황두진은 서울대와 예일대에서 수학했다. 그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현대건축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옥을 현대건축의 시각에서 재해석하는 일련의 작업을 해오고 있기도 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하여 유럽을 순회한 <메가시티 네트워크 한국현대건축전>에 참여했고 동 전시회의 전시디자인을 맡아 새로운 개념의 건축 전시를 보여준 바 있다.
주요 작업으로 Won & Won 63.5,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한국관, 춘원당, 엘주택, 휘닉스 스프링스, 가회헌, 한강교량보행자시설(한남, 잠실, 동작), 갤러리 아트사이드, 웨스트빌리지, 열린책들 등이 있다.
저서로는 『황두진-다공성•구축술•시스템』(열린집, 2016), 『무지개떡 건축』(메디치미디어, 2015),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해냄, 2005), 『한옥이 돌아왔다』(공간사, 2006) 등이 있다.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올해의 한옥 대상(목경헌, 2016), 서울시건축상 우수상(원앤원 63.5, 2015),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 대상(통인시장 아트게이트, 2012), 서울시건축상 우수상(더 웨스트 빌리지, 2012),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올해의 한옥 대상(엘주택, 2011),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상 공동수상 (북촌 한옥, 2009),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집운헌, 2009), 한국건축가협회 아천상(가회헌, 2007) 등을 수상한 바 있다.
 

Map유진상가, 원일아파트, 안산맨숀, 낙원상가
건축가황두진
일시2017년 10월 28일 2:00PM
위치유진상가, 원일아파트, 안산맨숀, 낙원상가 (지도는 집합장소로 표시함)
집합 장소지하철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
코스유진상가 - 원일아파트 - 안산맨숀 - 낙원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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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OUR] 지하철 3호선으로 찾아가는 상가아파트, 황두진 10월 28일 2:00PM
Special 상가아파트를 말하다, 건축가 황두진 『무지개떡 건축』(메디치미디어, 2015),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해냄, 2005), 『한옥이 돌아왔다』(공간사, 2006) 등 도시에 대한 건축적 발언을 이어온 건축가 황두진은 ‘무지개떡 건축’으로 이름지었던 복합용도 건축물 중 상가아파트를 집중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했다. 상가아파트에 대한 건축가의 순수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상가아파트가 가진 도시적 가능성, 그 유형이 남긴 의미에 대한 탐사는 우리의 도시에 필요한 도시건축의 유형을 발견하는 과정이며 이를 현대적으로 다시 적용하려는 건축가의 노력을 담고 있다. 오픈하우스서울 2017의 세번째 테마는 건축가의 성실한 탐사 과정을 따라가며 수집한 자료와 함께 도시적 상상력을 더할 수 있는 건축가 황두진의 ‘상가아파트를 말하다’ 답사와 강연으로 구성된다. 30여 차례에 걸쳐 진행된 상가아파트 탐구는 『가장 도시적인 삶-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10월 발간 예정이며, 이번 테마를 위해 서문의 일부를 소개한다. OHS 가장 도시적인 삶-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 이 책은 상가아파트의 전체적 구성, 그리고 건물과 도시가 만나는 방식에 주로 관심을 갖고 있다. 즉, 개별 상가아파트의 특성 못지 않게 도시건축의 유형으로서 상가아파트의 보편적 가치를 조망하고, 그 존재를 다시 알리며, 나아가 이를 재구성하여 현대에 다시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런 관점에서 개별 유니트에 대한 관심은 부차적이었고, 따라서 내용상 필요한 정도만 언급했다. 왜 지금 이런 유형의 건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가는 전작인 ‘무지개떡 건축’에서 밝혔거니와, 다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고도성장기에는 교외의 확장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도시의 수평적 팽창과 이동시간의 증가가 수반된다. 이 과정에서는 오히려 도심의 인구가 감소한다. 상가아파트는 이러한 현상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이전의 건축 유형으로 그 상당수는 전통적 구도심이거나 도심 외곽의 교통 거점에 자리잡고 있었다. 즉 상가아파트는 애초부터 전원형이 아닌 도시형 유형이었다. 반면 단지형 아파트는 비록 현재 도시형 아파트의 대세이기는 하나, 근본적으로 전원형 유형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다. 한편 고도성장기 이후에는 인구의 도심 회귀가 일어난다. 유럽 도시에서는 이미 관찰되고 있는 현상으로서, 파리의 경우 1970년대에 야심차게 개발한 근교 신도시의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하위중산층의 도심 진입은 이미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2015년 1월 5일자 서울연구원의 ‘세계도시동향’에 의하면, 파리 도심이 고급주택지로 독점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파리 시청은 도심 일정 지역의 주거용 건물을 소유한 사람은 이를 공공에게 우선적으로 매각해야 한다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서울의 경우 아직은 인구의 수도권 전출로 전체 인구가 다시 1000만 미만으로 내려가 있지만, 조만간 도심으로의 회귀가 시작될 것이다. 이것은 다시 도시들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상에 대응하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건축적 유형은 무엇일까? 우선 단독주택은 기본 밀도의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으므로 보편적 유형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 기존의 단지형 아파트는 의외로 토지 이용의 효율도 높지 않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도시의 기본 에너지인 거리의 활력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기존의 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들은 기본 밀도는 어느 정도 충족하고 도시맥락의 유지에도 공헌하지만 대부분 주거 단일용도인 경우가 많아 거리에 대해서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즉, 도시의 기본 밀도를 충족시키면서, 복합 기능을 통해 거리의 활력에 기여하고, 도시의 기존 맥락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상주인구와 유동인구의 적절한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유형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무지개떡 건축이다. 그리고 그 시원적 형태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상가아파트인 것이다. …… 2017년 7월 30일 목련원에서, 황두진   『가장 도시적인 삶-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 서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