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캠퍼스의 중앙에는 건물들에 에워 쌓인 광장이 있고 남서측의 운동장 쪽으로 열려 있다. 새로운 학생회관의 대지는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이른 숭실대 운동장 주변의 좁은 땅으로 광장보다 약 12m정도 낮고 오래 전에 지어진 노후화된 스탠드가 감싸고 있었다. 스탠드를 철거한 자리에 지어질 연면적 2만㎡의 규모의 새로운 학생회관은 땅에 비해 너무 커다란 볼륨이어서 가까이 있는 건물과 전체 캠퍼스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여러 대안을 거쳐 요구 볼륨을 만족시키면서도 물리적 존재감을 줄여 주변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낮고 넓게 펼쳐진 지금의 안이 만들어졌고 건물이면서 스탠드이고 또 통로가 되는 건물로 진화하였다. 새 건물은 주변에 있는 건물이 이미 가지고 있던 조망과 채광을 가리지 않고 건물 사이에 새로운 도시적 관계를 만들어 낸다. 건축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하나의 오브제를 만드는 것을 너머 주변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만들어 질 때 건축으로부터 도시적인 공공성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외부로서의 건축
중앙광장에 접한 대지는 크게는 12m이상의 단차가 나기 때문에 보통의 단면 계획을 할 경우 건물의 반은 완전히 지하에 묻히게 된다. 대지 조건을 역으로 활용하여 모든 실에 자연환기와 채광이 가능하도록 동측과 남측에 삼각형 모양의 커다란 공간을 둠으로써 각기 다른 독특한 외부공간이 만들어졌다. 중앙광장과 운동장을 이어주는 중앙의 계단은 동맥처럼 전체 건물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또한 채광과 환기를 해결한다. 이러한 과정은 건축이 무엇을 만드는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완성된 형태와 내부 공간이 중심이 되는 건축에 반해 학생회관은 내부와 외부가 연결되는 관계를 만드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여기 저기 만들어진 발코니와 데크는 건축은 단순히 내부를 만드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넉넉한 외부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보여준다. 25개가 넘는 출입구는 학생회관이 건물이면서 공간을 연결하는 길이자 외부로 나가는 경계임을 보여주고 이 수많은 구멍들을 통해 건축과 도시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사진 남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