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얽힌 서울 종로구 돈의동 일대에 1953년부터 자리한 춘원당은 7대째 맥을 잇는 유서깊은 한의원으로, 서울 구도심을 지킨다는 강한 의식을 갖고 있다. 기존 건물 앞으로 지어진 ‘춘원당’은 지하의 문화공간, 치유의 공간, 그리고 상층부의 박물관까지 복합적인 공간이다. 건축가 황두진은 기존 건물 가장 안쪽에 숨어있던 탕전실을 건물 전면에 상징적으로 노출시켜 강렬한 탕전기를 통해 시적인 느낌을 전달하려 했다. 이를 통해 춘원당은 마치 건물의 심장이 드러난 듯 살아숨쉬는 인상을 전달한다. 가장 오래된 동네에서 새로운 것을 잉태하고자 하는 건축가의 믿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진 박영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