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경농사옥

인의식+장명희

(주)경농은 60년 이상 우리나라 농식물의 병충해를 연구하고 이에 적절한 농약을 생산해오며 식량의 자급자족과 한국농업의 발전을 선도해온 대표적인 종합농업회사이다. 이 경농의 역사는 농촌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발전의 모델과 같은 것이다. 훌륭한 과거의 역사를 지닌 경농이 친환경을 바탕으로 한 선진화된 농촌 환경과 도시 녹화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사옥은 경농의 미래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사옥 내외부에 건물 녹화와 친환경설계를 도입하여 경농의 과거와 미래의 기업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도시 속에 자연을 뿌리내리게 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건물 디자인의 중요한 개념이다.

기존 대지는 서측 2차선 도로를 끼고 양 옆은 물론 도로 맞은편의 아파트까지 높은 건물에 둘러싸여 조망권은 물론 채광조건 또한 불리한 환경이다.건물 전면 남측에 접하는 면을 최대한 끌어내어 전면에서의 인지성, 남서측의 우면산 전망 그리고 남측 일조량을 확보하였다.

외벽에 사용된 세라믹 박판의 최대 제품규격은 1.2m x 3.6m이다. 이 제품의 규격을 기본적인 모듈로 하여 기준층의 층고(3.6m)와 GREEM CUBE의 모듈을 3.6m x 3.6m로 정하였다. 이 GREEEN CUBE는 자작나무가 식재된 포트의 형상으로, 기본 모듈로 랜덤하게 후퇴된 입면에 배치해, 지상 공개공지과 옥상조경 사이를 이어주어 도시녹화를 표현하였다.

평면계획에서 역시 기본 모듈인 3.6m 모듈이 일관되게 표현하여 내외부가 연계되도록 한다. 1층에는 건물 이미지를 부여한 친환경 레스토랑을 계획하였고 15층에는 임원실, 10층에는 방문객 집회 및 회의 장소를 집중시켜, 회의실의 이용률을 높이고 사무공간에서는 업무에 집중할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도록 계획하였다. 그리고 옥상에는 직원의 휴식과 함께 기업의 사업분야인 관수설비 및 농업 관련 제품을 개발, 연구하기위한 실험의 장소로서 조경과 함께 텃밭을 운영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조경계획은 이 건축물의 계획과, 평면, 입면 계획을 연계시키는 근본적인 계획요소가 된다. 입면에서의 3.6m x 3.6m 모듈은 지상의 공개공지에서 시작하여 입면의 GREEN POT, 옥상조경까지 반복적으로 표현된다. 이처럼 건물전반에 걸쳐 연속적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전체 조경을 계획하였다. 사계절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며 입면에 맺히는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그림자를 통해 실내공간 깊숙이 자연을 느끼도록 하였다.


글 연미건축  사진 건축사사무소 제공 (촬영: 남궁선)
인의식

건축가 인의식은 1955년 대전생으로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하였다. 공간연구소와 공간 구성에서 실무를 익혔으며, 1987년 종합건축사사무소 연미건축을 개소하였다. 주요 작업으로는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제포빌딩, 금강휴게소, 덕평휴게소, 한남동 주택, 래티스하우스 등이 있으며, 2007년, 201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2010 국가건축정책위원장상, 2012년 대한건축학회 작품상 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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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육군사관학교 종교교육 및 복지시설, 양수인, 이흔주 종교적인 자발적 유대뿐 아니라 육군사관학교라는 구속적 연속성이 보장되는 집단 안에 위치한 건물에 각인된 종교적인 이야기는 오랜 기간을 걸쳐 서서히 밝혀지고 전달될 확률이 극대화된다. 2층 높이의 법당은 기본적으로 박스를 조합한 일상의 공간 위에 원형의 종교공간이 얹힌 모습이다. 1층에는 기능적 공간(사무실, 화장실, 교무실 등)이 중앙부에 밀집 배치되어 있으며, 사각형 박스를 조합한 수련공간(학년별 회의실, 개인 기도실 등)은 세 방향으로 돌출되어 외부에서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하게 계획했는데 원불교에서 강조하는 일상생활 속 세 가지 수련법(삼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외부로 열린 평면을 구성한다. 2층의 대각전(본당)은 원불교의 진리를 상징하는 원형의 평면이다. 원형 공간의 내벽과 외벽에는 원불교의 핵심 교리인 4가지 은혜(사은)와 4가지 실천 덕목(사요)을 상징하는 큰 개구부가 4개씩 마련돼 있다. 점토벽돌 영롱쌓기 외피는 일상에 열려 있음을 중시하는 원불교 정신을 물질적으로 표현하면서 4개의 창에 빛을 통하게 한다. 한국의 현대 종교건축에서 종교행사의 연출은 전자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영적인 공간 경험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본 건물 본당의 내부 구성은 역설적으로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원칙을 따랐다. 반면, 전략적으로 가장 영적이고 종교적인 경험은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에서 구현했다. 이 ‘귀의’의 계단의 투명한 입면은 외부경관과 종교공간사이의 전이와 그 과정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을 드러낸다. 글 양수인  사진 신경섭 
SPECIAL 도서출판 갈무리 독립공간 [뿔], 조한준 5시-6시             오픈하우스 6시-7시             건축가 조한준 건축물 설명 및 강연                            주제_도심 속 협소건축이 가지는 의미 아주 작은 땅이다. 도로에 면한 땅의 폭이 6m, 안쪽으로 10m 길이 60m² 남짓의 19평 공간이 주어졌다. “도서출판 갈무리”라는 출판사의 대표이며 작가이자 정치철학자인 예비 건축주는 이 작은 땅에 독립공간을 꿈꾸고 있었고 그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축가를 찾고 있었다. 작은 땅만큼이나 좁은 골목길, 좁은 골목길이기 때문에 더 가까이 인접해 있는 이웃들의 원성, 물을 가득 머금고 있는 연약한 지반 상태, 자재를 적재할 만한 충분한 공간도 없었다. 공사 작업자들에게 이보다 더 한 열악한 작업환경이 있을까 싶었다. 설계를 하는 내내 이 건물이 주변의 밀도 있는 건물들 속에서도 작지만 당당하기를 원했고 무표정한 듯 하지만 강한 표정을 지어주기를 원했고 단순한 듯 하지만 그 단순함이 오히려 세련되 보이기를 원했다. 어느덧 오랜 시간의 흔적을 간직해왔던 작은 골목 끝자락에서 하얀색 [뿔]이 솟아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현재 이 건물이 들어선 곳 아주 가까운 곳에는 오랫동안 출판사의 사무공간과 소통의 공간으로 사용했던 건물이 있다. 이 곳에는 출판사가 겪어온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고 여전히 그 공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건축주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건물주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져서 오랜 기간 사용해 왔던 공간의 물리적, 경제적 독립을 보장하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건축주 역시 홍대 문화를 일군 많은 창작자에게 닥친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하긴 어려웠지만, 건축주는 이 동네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았고 지금의 현실에 맞서는 방법으로 인근에 사옥을 짓는 일을 선택한 것이다. 건축주가 가지고 있는 예산안에서 구입할 수 있는 토지는 아주 제한적이었고 결국은 인근의 아주 작은 6m x 10m(60㎡) 크기의 땅을 얻을 수가 있었다. 좁은 땅에 자신들이 얼만큼의 공간을 만들고 불편함이 없이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다소 불안감을 가진 건축주와 달리 나는 골목을 들어서자마자 장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작지만 우뚝 솟은 오브제의 상징성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땅에 진입할 수 있는 도로의 폭은 고작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이었다. 하지만 그 골목길은 진입과 동시에 길게 뻗은 선형의 방향성을 가지는 축이 되었고 그 골목의 막다른 위치가 건물이 지어질 터였다. 자연스럽게 솟아 있어서 물리적인 오브제를 통해 그 방향성을 자연스럽게 어디론가 흘려 보내고자 했다. 자연스럽게 솟아 오른 뿔은 땅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게 하고 싶었다. 건물의 첫 이미지는 ‘덩어리’의 느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 하고 형태 자체를 디자인 요소로 풀어야 했다.마침 건물의 전면이 서향을 마주하고 있어 늦은 오후에 가장 밝은 건물의 표정을 읽을 수가 있다. 결과적으로 나는 골목 끝자락에서 원하는 건물의 표정과 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작지만 당당한 건물의 이미지를 구현하게 되었고 가까이서는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의 다양한 표정을 의도하여 가늠할 수 없는 건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자 하였다. 글 조한준  사진 박영채, 류인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