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다락 근린생활시설은 서울시 송파구 개롱역 근처 고밀도 주택단지에 위치하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인 건축주와 그의 가족은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그리고 노후까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필요로 했다. 집을 짓는다면 누구나 꿈꾸는 다락방,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1층 점포와 원룸, 그리고 임대사무실까지... 60평 정도의 작은 대지에 모두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그로 인해 해당 대지에서 최대용적률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한 건물에 담아낼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과제였다.
미니주상복합으로서의 주거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개인에게 집은 재벌들이나 지을 수 있는 저택 개념이 아닌 자신에게 적합한 주택으로 변했고 직접 지으려는 변화가 생겨나고 있으며 본 건물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건축이란 초기 자본금이 많이 필요한 행위로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유형의 건물이어야 했으며 우리는 그것을 주택이 아닌 미니주상복합이라고 정했다.
첫번째 방식으로 도면에서 산정한 면적보다 훨씬 큰 공간을 만들어서 같은 바닥면적이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공간의 크기는 일반적인 건물보다 크고 확장되도록 생각하였고 그 방안으로 법적인 제한으로 만들어진 정북사선을 이용했다. 일반적으로 계단 형식의 발코니를 만들어서 처리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본 건물은 남북으로 발코니를 만들고 사선 벽을 그대로 실내공간으로 만들어서 실내공간을 최대한으로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또한 정북 사선 면과 대칭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박공 모양의 입면은 단순한 입면 요소가 아닌 건물의 단면으로 이어지며 구조의 역할을 해준다.
다락을 이용한 공간의 확장
각각의 집은 박공 모양의 높은 층고를 가질 수 있으며 윗층은 연면적에는 산정되지 않는 공간을 갖게 된다. 그렇게 각 집은 여러 개의 다락으로 쌓여 하나의 집으로 완성된다.
또한 본건물의 형태를 결정하는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역시 건축법이었다. 도로에 면해 있어 도로사선과 정북사선을 피해가야 했으며 1층 필로티를 인정받기 위해 코어와 평면 레이아웃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주인세대의 면적을 줄이거나 원룸을 하나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를 때쯤 도로사선 폐지라는 법개정으로 인해 상당수의 조건을 만족하는 지금의 디자인이 나오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건물의 주재료는 콘크리트이며 외단열성능을 높이고 누수에서도 안전하기 위해 지붕 끝부터 사선면을 따라 1층 천장까지 칼라강판으로 한켜를 더해 일종의 담요로 매스를 감싸는 형태로 마감했다. 고밀도 주거지역에서 좋은 전망을 찾기는 쉽지 않았으나 면적 산정에 제외되는 발코니 공간과 최대한 많은 라운드 창호를 사선면에 배치하여 충분한 채광과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제한된 면적에서 수직적 공간으로의 확장 _ 1층은 5대의 주차공간과 부인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 코어가 자리잡고 있으며 필로티 기둥과 창호 프레임, 그리고 바닥석재를 어두운 색으로 마감하여 건물의 저층부를 정리하고 건물이 부유하고 있는 효과를 내고자 하였다.
2층과 3층은 각각 임대오피스와 원룸이며 남쪽으로의 전창과 전면 후면 발코니 공간은 실제 공간보다 넓은 공간감과 채광효과를 주며 원룸3개는 각각 다른 형태를 취하면서 특별한 공간을 제공하여 주변시세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가능하게 하였다.
4층부터 6층 그리고 다락까지, 층수로는 사개층에 해당하는 상층부에는 건축주의 주거공간이 위치하고 있다. 내부 계단과 다락을 꿈꾸는 건축주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주거 형태를 만들었다. 거실과 주방의 경계를 없에고 네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4층은, 5층으로 이어지는 내부계단과 부인을 위한 아일랜드형 주방, 가족실로 구성되어있다. 5층과 6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실과 사선벽은 8m의 높은 층고를 만들고 각각의 방들을 수직적으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집으로 연결시켜준다.
글 김찬중 사진 김용관
김찬중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의 한울 건축과 캠브리지의 Chan Krieger Associates, 그리고 보스톤의 KSWA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귀국 후 현재까지 경희대 건축대학원의 설계전공 초빙 교수로 재직하면서 THE_SYSTEM LAB 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에 제10회 이태리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대표 건축가로 초청되었으며, 같은 해 중국 베이징 국제 건축 비엔날레에서는 주목받는 아시아 젋은 건축가 6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작업들은 국내는 물론 Domus (Italy), Casa Mica (Spain), Uitvaart (Netherlands), Arbitare (Italy, China), Mark (Netherlands), Architectural Review (England)등의 국제적인 저널에도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폴 스미스 플래그십 스토어, 연희동 갤러리, 래미안 갤러리, 호반 (판교, 광교) 아브뉴프랑, 국립현대 미술관 큐브릭, SK 행복나눔재단 사옥, KHVatec 사옥, 한남동 핸즈 사옥, 구름에 리조트 , 양산 미래디자인센터, 현대백화점 어린이 미술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