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0일 3:00PM 서울 종로구 구기동 예약금 10,000원 결제 후 참석 시 환불 |
* 10월 3일 오후2시부터 참가 신청 가능
‘두꺼비 집’은 집이 어둡고 낮게 웅크리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1950~60년대 지어진 이 주택은 대략 대지 면적 108.9㎡, 건축 면적은 49.5㎡ 면적으로 편의상 ‘암자’라고 불리는 집과 두꺼비집이 붙어있었다. 어떤 가족이 오랫동안 살다 이사한 뒤 쭉 비어 있었고, 집 상태는 처참했다. 공사를 위한 폭넓은 길도 없어서 수많은 공사업자가 집을 보러 왔지만 포기하고 돌아갔다. 이 배척받은 땅에 유일한 희망은 ‘자연과의 관계’였다. 집 뒤가 인왕산이라 고요했고, 마당에 서면 북한산이 보였다. “장소의 고유성을 살려 수리해보자”라는 진단이 나왔다. 두꺼비 집은 빛과 바람의 수리였다. 북향집의 남쪽에는 축대벽 같은 바위가 있었고, 집은 토굴처럼 어두웠다. 이미 허물어져 쓸모없는 벽을 정리하고, 새로운 벽을 세웠다. 이 벽은 집의 중요한 구조체이면서 책장처럼 만들어 수납할 수 있게 했다. 수납벽이 가리는 공간의 성격에 따라 불투명 또는 투명 유리를 끼워 넣고 천창을 내 집 안으로 빛을 끌어들였다. 천창 아래 공간은 내부 정원으로 만들었다. 밖에서 내려다볼 수 없는 환한 은둔의 정원이다. 암자에서 채 수리를 했고, 불법 확장된 부분을 덜어내서 원래대로 채를 살렸다. 다락방이 있는 사랑채와 부엌이 있는 안채는 공간적으로 분리됐지만, 그사이에 둔 넓은 툇마루로 이어진다. 채 사이 난 창으로 집 뒤의 바위가 그림처럼 보인다. 덜어내니 자연이 끼어든 셈이다. 두 집 모두 시원하다. 물 머금은 흙(산)이 뒤에 있다 보니 마당이 햇빛에 데워지면 대류 현상으로 바람을 만들어낸다. 인력으로 모든 공사 자재를 날라야 했던 만큼,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는 최대한 활용하여 암자의 경우 마당을 정비하다 나온 구들을 마당에 깔아 멋지게 재활용했다.
글 OHS 사진 김재관
김재관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다. 공인건축사로 1997년도에 무회건축연구소를 설립하여 개신교회와 주거시설을 설계하여 한국건축문화대상과 경기도건축상을 수상했다. ‘서울문화의 밤’ 행사인 ‘일일 설계사무소’에서 만난 율리아의 집을 수리하면서 집수리업자로 전향했다. 이후 10년간 율리아네, 재훈이네, 철민이네 등을 수리했고, ‘예진이네 집’으로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근래에는 구기동에 두 채의 집을 수리하며 동네 수리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마음에 품은 이념은 격물치지(格物致知)다. 사물을 깊고 바르게 이해하면 궁극적 앎에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서 집의 낡음, 아름다움, 어두움, 작음, 좁음, 남루함을 유심히 살피고 해석해 수리의 대상 속에 포함하고자 한다. 저서로는 문학동네의 『수리수리집수리』가 있다.
『수리수리집수리』
김재관 소장의 『수리수리 집수리』에는 집수리 현장의 생생함과 함께 ‘왜 집수리인가’에 대한 그만의 대답이 담겨 있다. 통념을 뒤집어, 집수리에 사람과 인문학을 담은 김재관 소장의 저서는 교보문고에서 구매할 수 있다.
Map | 서울 종로구 구기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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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 김재관 |
건축주 | 예진이네 |
일시 | 2019년 10월 20일 3:00PM |
위치 | 서울 종로구 구기동 |
집합 장소 | 종로구 구기동 상명여대 후문(운동장) 주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