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의 교육철학과 공간 계획이 조화를 이룬 ‘수지꿈학교’
수지꿈학교는 배움을 통해 자율적인 공동체 삶을 실천하며 행복한 자유인을 기르기 위한 초중등 대안학교이다. 학교의 영구적인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은 건축자금으로 광교산 자락에 대지를 매입하고 1년 동안 건축에 관해 공부를 한 후 건축가를 찾아왔다.
대상지는 자연녹지지역에 자리해 연면적이 500㎡ 이하로 제한되어 있었으며, 3m 이상의 높이 차가 있는 가파른 경사지였다. 학교로서 부지도 크지 않고 연면적도 충분하지 않지만, 아래로는 고기동 일대가 내려다보이며 뒤로는 광교산 산책로가 연결되어 주변의 공터와 광교산까지 학교의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 위치였다.
처음 현장 조사 차 학교를 방문했을 때 아이들은 우리를 뒷산의 아지트로 이끌었다. 아이들은 학년별로 만들어 놓은 아지트를 놀이터 삼아 뛰놀았다. 가파른 경사, 나무와 돌 사이를 오가며 자기들끼리 만들어 놓은 안전 규칙들을 세세히 알려주고, 갈 수 있는 길과 아직 위험한 길들을 우리에게 일러주었다. 학교 내부에서도 아이들과 학부모, 선생님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학교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생각하고 생활하고 있었다.
대안학교의 많은 프로그램을 담기에는 건축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전용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하여 복도와 홀을 대신해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지를 감싸도록 건물을 배치하고 중정을 통해 각 교실을 연결하였다. 조선 시대 서원의 공간 구조처럼 중정을 중심으로 양측의 교실이 마주하도록 배치하고, 전망이 가장 좋은 부지의 전면에 강당과 식당을 배치하였다. 내외부 공간 사이에는 단차를 두어 툇마루를 두고, 2층의 외부 복도는 1층의 처마가 되어 중정이 공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든 공간이 외부로 연결되는 계획은 내부 면적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지만 많은 불편함을 동반하기에 이를 감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으나, 자연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교의 교육철학이 공간의 개념과 맞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위요된 중정은 내부 공간과 연계하여 수업, 놀이, 행사 등 다양한 행위가 일어나는 공간이 된다. 대지의 경사를 따라 형성된 외부공간은 후면의 광교산을 향해 열려있어 학교를 둘러싼 전체 공간이 하나로 연결된다. 아이들은 대지의 경사와 건물을 따라 오르내리며 자연과 하나가 될 것이다.
글 최혜진 사진 노경
최혜진
최혜진은 한양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수학하고, 건축사사무소 O.C.A와 제이이즈워킹에서 건축, 인테리어 실무를 익힌 후 2012년 오즈앤엔즈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였다.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도시, 건축, 인테리어의 경계를 오가는 유연한 디자인 전략들을 실험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코이카 어린이집, 목동 보건지소 등이 있다.
www.oddsandends.co.kr
용도: 근린생활시설 / 대안학교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대지면적: 1134㎡
건축면적: 223.29㎡
연면적: 488.33㎡
규모: 지상 2층, 지하 1층,
높이: 7.2m
건폐율: 19.69%
용적률: 34.05%
주차: 4대
외부 마감: IPE루버, 노출콘크리트
내부 마감: 석고보드 위 도장, 자작나무합판
구조 설계: 터구조
시공: ㈜ 자담건설
기계 설계: ㈜청림설비
전기 설계: ㈜다우티이씨
설계 기간: 2018.12~2019.8
시공 기간: 2019.9~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