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결지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59-1, 송도병원앞 버스정류장 (하단 지도 참고)
집결지에서 오르막길로 200m 정도 올라갑니다. 편한 신발을 신고 오시고 오르막이 불편한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치(二致), 서로 다른 둘이 합치되는 것. 중구 신당동 성곽공원 앞 골목길에 있는 이치 하우스는 공간 디자이너 부부의 신혼주택이다.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진 둘이 만나 하나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이곳은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이자, 새로운 도약이 될 수 있는 작업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이치 하우스는 주변의 높고 빽빽한 건물 사이, 몇십 세대의 집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좁고 높은 계단 길을 지나야만 만나게 되는 위치 특성상 빼곡한 건물들 사이에 있는 이 작은 집은 숨을 고를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건물이 되어야 했다. 주변을 밝힐 수 있는 밝은 아이보리의 벽돌과 벽돌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 그리고 작은 정원이 그러한 숨이 되기를 바랐다.
1층 내부에서 디자이너의 작업하는 모습이 외부로 비치고, 테라스의 식재와 생기가 공간 쌓기를 통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이도록 노출해 공간감을 확장하였다. 기존 건물의 출입구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관문을 여는 모습을 주변 몇십 세대 집들의 창문에서 보인다는 것은 주택으로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집을 둘러싸는 좁은 골목을 통해 건물 뒤쪽으로 돌아 들어올 수 있도록 해, 프라이버시를 지키고자 했다. 또한, 개구부가 없어진 건물의 정면은 벽돌을 쌓고, 난간부 또한 외장재를 사용해 파사드 면을 넓혀 존재감을 만들고자 했다. 더불어 예부터 이 건물을 구성하고 있던 오래된 구들장을 재사용해 출입구에 시간성을 담고자 했다.
이치 하우스는 1층 8평, 2층 7평으로 좁은 집이다. 요리하는 것보다 사람들을 초대하고 작업하는 시간이 많은 이들을 위해 1층의 주방 공간은 축소하고 최대 12명이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을 두었다. 테이블의 끝에는 테라스로 열리도록 하여 대나무의 푸르름과 빛이 공간 안으로 들여 확장감을 주었다. 바닥, 벽, 천장 모두 동일한 우드 톤으로 통일해 확장감과 편안함을 더하고, 모든 가구와 전자기들을 벽 안으로 숨겨 공간을 더 넓어 보이게 했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샤워공간의 시간이 삶의 질을 높여 준다고 생각해 좁은 공간이지만 건식 화장실과 습식 욕실을 구분하여 넓은 욕조 공간을 만들었다.
최근 공장처럼 동일한 모양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와 주택들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새 보금자리로 우리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윈스턴 처칠은 ‘사람은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사람을 만든다’라고 했다. 거주하는 이들의 취향을 반영하고 삶의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물이 되기를 바랐다. 이처럼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이 작은 집은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부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건축물이기를 바란다.
글 아틀리에 이치(Atelier ITCH)
사진 김재윤
Atelier ITCH
https://www.atelier-it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