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을 맞은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의 주제는 <서울산책>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작가 특집은 정영선 조경가를 소개한다. 한국적인 풍경을 우리 시대에 구현하며 한국 조경의 고유한 정서를 펼쳐 온 조경가 정영선은 여의도샛강 생태공원, 호암미술관 전통정원 ‘희원(熙園)’, 선유도 공원, 경춘선 숲길 등 서울의 주요한 수변 공간, 공원, 녹지 등을 구현해 왔다.
1941년 경북 경산에서 나고 자란 정영선은 서울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하고 <주부생활> 기자로 활동하다 1973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조경학과 1기로 입학한다. 1980년 조경기술사를 취득한 최초 여성 기술자이기도 하다. 청주대학교에서 교수직을 맡았다가 조경 설계 현장으로 복귀한 후 1987년 조경설계 서안을 설립해 본격적인 조경 작업을 수행했다. 무엇보다 조경가 정영선은 이 시기 국토 곳곳을 걸으며 우리 땅의 꽃, 풀, 나무 등을 조사하면서 방대한 지식을 쌓았다.
한국의 경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우리 땅의 고유한 풍경에 대해, 그리고 한국 조경의 고유한 정서가 무엇인지에 대해 평생 고민하고 실천해온 그는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의 꽃과 식재가 어우러진 소박함과 평온함이 담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나아가 정영선은 서울이 옛 도시 한양의 경관 – 옛 그림과 시에 남아 있는 한강 풍경을 회복하는 비전을 말한다.
조경계의 거장이자 한국 조경의 굵직한 행보를 만들어 온 조경가 정영선은 지난 9월 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세계조경가협회가 수여하는 제프리 젤리코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루었다. 이번 오픈하우스서울 특집에서는 조경가 정영선의 작품과 세계를 들여다보며, 그가 꿈꾸는 서울의 경관을 나누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시의 공원, 광장, 정원에 주목하고 그 여백의 가치를 알리며, 도시 공간에서 녹지의 역할과 중요성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작가 특집은 먼저 조경가 정영선의 인터뷰와 함께 기린그림이 새로 기록한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 중정 영상을 소개한다. 정영선의 대표작을 조경계 전문가와 함께 산책하며 의미를 확대하며, 대표작인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에서는 직접 조경가 정영선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마지막으로 기린그림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땅에 쓰는 시> 영화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나볼 예정이다.
글 임진영(오픈하우스서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