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대종사(TANHEO GRAND MASTER BUDDHIEST)
한국의 고승이자 불교학자인 탄허 스님은 선교일체의 융합 사상에 의해 선은 교의 뿌리이고, 교는 선에 이르는 율부로서 그 어느 것 하나 없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불교의 기본 경전을 모두 번역하였고, 경전 강의를 통해 수많은 제자에게 경학 사상을 심어 주었다. 스님의 문도와 추앙하는 모든 이들이 모여 스님의 법음이 전해지는 요람이 될 이곳 기념관을 건립하게 된다. 단순히 스님을 추앙하고 기리는 공간이 아니라 스님의 정신과 사상 그리고 학문을 통해 불자의 길을 수행하는 공간이다. 인재불사와 역경사업에 전념한 스승의 뜻을 기리는 기념관인 동시에 스승의 유지를 이어받아 인재불사를 실천하는 강학공간인 것이다.
대지 현황(SITE CONDITIONS)
수서역에서 분당 방향으로 1km 남짓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대지는 대모산 북사면의 개발제한구역 내에 자리하고 있다. 부지 전면(북측)으로는 단독주택지와 일부 텃밭이 있으며, 오른편(서측)으로는 근린생활시설이, 그리고 뒤쪽(남측)으로는 교회 대지와 맞닿아 있다.
프로그램(PROGRAM)
북향의 좌향, 불리한 여건의 주변 인접 시설들 그리고 개발제한구역에 따른 12m의 높이 제한과 450평이라는 면적 제한 속에서 통상적 기념박물관의 기능 이외에도 경전학당, 불당 및 선원의 기능이 추가로 요구되었다. 불교의 귀중한 진리를 배우고, 동시에 자기 수행을 위한 선교일체의 열린 장소로, 프로그램의 적층과 공간의 가변성을 통해 전시+교육+예불공간 등이 하나로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계획이 필요하였다.
디자인 관점(DESIGN ISSUE)
전통의 재해석 / 은유와 상징의 공간
ㆍ수평적으로 펼쳐진 공간들을 압축, 입체화하여 다층의 집중적 공간으로 전개
ㆍ경사진 진입로와 함께 일종의 여정으로서, 입문의 의미를 지닌 108열주의 길
ㆍ자연광과 전통적인 재료를 활용한 수직적 형태의 닷집과 처마의 현대적 해석
ㆍ전통사찰에서 일련의 과정적 공간들이 겹과 층으로서 압축화되어 체험되는 공간
ㆍ한정된 체적 내에서 극대화된 선형적 공간 경험이 가능한 길과 공간으로서의 건축
공간 안의 공간 / 부유하는 공간
ㆍ선교일체의 공간으로 상호 교감하는 대강당 안에 또 하나의 공간으로 떠 있는 법당
가변적 공간 / 공간의 전용ㆍ확장ㆍ공유
ㆍ한정된 공간 간의 극대화된 공간의 전용과 확장을 통해 주어진 프로그램의 해결
과정적 공간으로서의 건축적 산책(ARCHITECTURAL PROMENADE)
지상 1층은 바로 옆 근린생활시설과 같은 일상적 공간과 맞닿아 있어서 필로티로 처리해 주차장으로 계획하였다. 메인 층은 지상 2층에 자리해 2층으로 접근하기 위한 주 진입로는 일상적 영역과 비일상적 영역을 연결하는 최초의 과정적 공간이 된다. 일주문을 연상케 하는 캐노피와 108 열주를 통해 다른 영역으로의 전이라는 점증적인 공간적 체험을 가능케 했다.
메인홀에 서게 되면 북측으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을 머금은 수공간과 조우하게 되며, 그 너머로 대모산이 힐끗 보인다. 남측으로는 자신이 지나온 108 열주 너머로 멀리 도시적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메인홀과 북측의 수공간은 또 다른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는 모빌리티(Mobility)를 이용한 가변적 공간으로, 다양한 행사 시 대강당과 연계하여 하나의 커다란 공간으로 작동하게 된다. 3층에 자리한 전시 공간과 예불공간으로 연결되는 계단은 두 번째 과정적 공간이다. 이는 단순히 위아래층을 연결하는 기능적 장치가 아닌 또 다른 공간으로의 전이를 암시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수공간에 면해 설치된 이 계단을 오르면 전시장과 마주하게 된다. 전시장은 제한된 공간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 단계에 걸친 공간적 체험을 유도하였다. 진입부인 좁고 길다란 공간을 지나 수직적 열주의 공간을 돌아 넓은 메인 전시 공간에 다다르게 된다.
전시장 맞은편에는 예불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목재 루버로 위요되어 있는 브릿지 너머로 천창을 통해 은은하게 스며드는 자연광 아래 놓여있는 석불을 바라보며 진입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세 번째 과정적 공간에 해당한다. 이 예불공간은 커다란 직사각형의 대강당 볼륨 안에 또 하나의 정방형 볼륨으로 떠 있게 된다. ‘공간 안의 공간’으로 모빌리티(Mobility)를 위한 두 번째의 가변적 공간이며, 대강당과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어 상호 교감하는 선교일체의 공간으로 작동한다.
글, 사진_이성관
시공사 (주)성영종합건설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규모 지하 1층,지상 3층 / 대지면적 1,984m² 건축면적 987.0m² / 연면적 1,498.58m² 건폐율 49.74% / 용적률 62.98%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준공년도 2010
탄허대종사기념박물관 공간 소개
탄허기념박물관의 외벽은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 전문으로 장엄(莊嚴)되어 있다. 불자들의 성전(聖殿)이자 학림(學林)임을 나타낸 것이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온 누리에 지혜광명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건립대불사 발원이 곳곳에 배어있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부처님께서 방편(方便)을 드셨듯이 구조물 하나 문패 하나에도 부처님 가르침과 탄허대종사의 법등(法燈)이 드러나 있다.
108주(柱)
금강경으로 장엄된 박물관에 들어서려면 우선 108개의 막대 기둥을 지나야 한다. 이는 백팔번뇌를 뜻한다.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기둥이 아니다. 녹슨 철을 소재로 사용하여 백팔번뇌를 녹여내는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혼탁한 물이 사라지면 청정한 물로 채워지듯이 번뇌 망상이 사라지면 지혜광명이 빛나기 마련이다.
보광명전(寶光明殿)
박물관에서 가장 넓은 대강당이다. 부처님께서 화엄경을 설하신 보광명전을 그대로 옮겨 놓겠다는 강한 의지가 표현되어 있다. 남쪽을 향하여 탁 트인 공간을 조성하여 실용성을 높인 것이지만 북방 음기(陰氣)를 막고 남쪽의 양명(陽明)한 기운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어리석은 중생의 세계를 떠나 밝은 깨달음의 보살경지에 들어가고자[捨愚入聖] 함을 상징한 것이다.
일소대(一笑臺)
탄허대종사의 일대기와 유품이 전시된 상설전시실이다. 탄허대종사께서 화엄경을 처음 번역하신 영은사 결사도량의 일소굴(一笑窟)을 상징하여 ‘일소대(一笑臺)’라 하였다. 입구에 설치된 녹슨 달팽이 모양의 조형물은 백팔번뇌를 미처 떨쳐버리지 못한 대중이 대종사의 유지와 사상에 감화를 입어 모든 번뇌를 씻어버리고 큰 원력의 꿈을 가지고 돌아가도록 꾸며진 상징물이다.
방산굴(方山窟)
탄허대종사를 가장 많이 닮은 곳이다. 우선은 탄허대종사께서 화엄경을 완역하신 월정사 방산굴의 이름을 붙였다. 사면의 기둥을 없애 허공에 떠 있도록 조성한 것은 대종사의 법명인 탄허(呑虛), 즉 허공을 상징하기 위함이다. 오색단청은 부처님의 오색방광을 상징하며, 서북쪽 하늘은 부처님께서 샛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으신 성도를 상징한다. 불단이 모셔진 박물관의 중심 공간으로, 북쪽 창문이 동쪽으로는 출입문, 남쪽과 서쪽으로는 하늘문과 이어져서 사방에 막힘이 없음으로써 원융자재(圓融自在)하고 원만구족하신 부처님의 일체무애(一切無碍) 세계를 상징하고 있다. 기획전시실로 쓰이기도 한다.
글_혜거스님
건축가 | 이성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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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담당 | (주)건축사사무소 한울건축 |
건축주 | 안동수 |
일시 | 2022년 10월 11일 3:00PM |
위치 | 서울 강남구 밤고개로14길 13-51 |
집합 장소 | 일주문(철재캐노피) 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