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위아연 (W.A.Y)

조윤희+홍지학

2022년 11월 5일 3:00PM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예약금 10,000원 결제 후 참석 시 환불

집결지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25, GS25편의점 (하단 지도 참고)


작은 필지가 불규칙하게 구획된 도심 주거지의 상가주택, 게다가 진입도로 확보가 어려운 비좁은 막다른 골목 안에 짓는 건축물은 계획의 자유도가 높지 않다. ‘주차대수, 엘리베이터, 최대 면적, 정북일조, 공사비’라는 5개의 변수를 반영하고 나면 건축가의 의지도, 건축주의 희망 사항도 큰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
 
연남동 이면 골목에 지어진 ‘위아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개의 이형 대지를 합하고 보니, 대지의 형태가 길쭉하게 휘어진 땅이었다. 이러한 맥락 안에서, 반원의 단순한 기하학을 활용한 작은 숨구멍을 확보하고 계획과 시공의 여러 단계를 지나면서 지켜내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명확한 쓸모와 의미가 없어 보이는 반원의 보이드가 건축물이 생산되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점차 그 존재감을 굳건하게 지켜나가고 이 집의 캐릭터를 자아내는 요소가 되었다는 사실이 건축 만들기의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기다란 대지의 형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 주거와 근린생활시설을 따라 긴 복도가 층층이 쌓이고, 이를 연결하는 길이 상부의 집들로 이어져 특별한 산책의 기분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외단열 시스템과 유로폼 노출이라는 단출한 재료만을 활용하여 따뜻한 주황빛 색채와 무표정한 회색빛 텍스처가 이 집만의 독특한 형태감과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구보건축 사진 노경


구보건축
https://www.gubowork.com

조윤희
2015년부터 구보건축을 설립하여 도시건축연구용역 및 건축설계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대와 MIT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의 이로재와 미국 보스턴의 Howeler+Yoon Architecture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도시 만들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서울대, 성균관대에서 설계스튜디오를 운영했으며, 2016년부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2020 목조건축대상 특별상과 2021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하였다.

홍지학
서울건축, 해안건축, 미국 보스턴의 CAU(Center for Advanced Urbanism)에서 연구와 실무 경험을 쌓은 후 2015년 구보건축을 설립했다. 미국 MIT 건축대학원에서 Architectural Urbanism을 전공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건축역사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대학교 건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설계: 구보건축+홍지학 (충남대) 
설계 담당: 조봉준
위치: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대지면적: 242.80㎡
건축면적: 129.22㎡
연면적: 431.08㎡
규모: 지상 5층
건폐율: 59.27%
용적율: 197.72%
외부 마감: 외단열시스템, 노출콘크리트
시공: 지음씨엠

Map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건축가조윤희+홍지학
설계 담당조봉준
일시2022년 11월 5일 3:00PM
위치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지도는 집결지로 표시)
집합 장소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25 (GS25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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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상 ㅣ 전봇대집 (The Pole House), 조윤희, 홍지학 낡은 동네 풍경 구출하기 전봇대와 집 최첨단의 기반시설로 깨끗하게 정비되는 아파트 단지가 보편적 주거 개발 해법으로 활용되는 요즘 도시에서 골목의 한 켠을 지키는 전봇대는 오래된 동네의 상징이다. 도시 생활의 편리함을 영위하기 위해 온갖 전력, 통신 케이블을 공중에서 분배하기 위한 지지대의 기능을 하면서, 동네의 풍경에 가장 큰 인상을 남기는 사물이기도 하다.  서계동에서 1971년 완공한 2층 건물을 처음 마주했을 때 건물 모퉁이에서 덕지덕지 얽힌 케이블들을 힘겹게 받치고 있던 전봇대가 집에 대한 첫인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작은 건물을 ‘전봇대집’이라고 이름 짓고, 자칫 동네 경관의 방해자로 인식될 수 있는 전봇대의 존재를 긍정하고, 이를 우리 건물의 일부분으로 읽기 위해 노력했다.  오래된 시간을 드러내기 기존의 낡은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면서 부각하려 했던 부분은 50년 전에 축조하며 쌓인 흔적들을 다시 수면 위로 불러오는 것이다. 골목과 단절되어 폐쇄적인 모습을 띠던 저층부의 벽들은 주요 구조 부위만 남겨두고 최대한 덜어내어서 가볍고 투명한 공간을 길 위에 드러내고자 했다. 기존 기둥에 오랜 세월 덧붙어 있던 불필요한 장식물들을 떼어내고, 벽돌 쌓기로 둘러싸인 기둥의 거친 면을 투명한 유리 벽 너머로 노출하고, 별도의 조명으로 그 질감이 건물 디자인의 일부가 되도록 의도했다. 그리고 유리 벽으로 감싼 거친 기둥과 골목길 사이에 새로운 시간이 덧대었는데, 흰색으로 도장한 철판으로 긴 화단을 두고 조경이 부족한 골목길에 녹색공간을 더해주었다.  구축에 담긴 시간의 디자인 전봇대집의 2층은 방 네 칸과 주방 겸 거실을 지닌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우리는 이 집을 사무실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치면서 기존의 집이 지니고 있던 기억을 사무실이라는 새로운 장소에서 전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방을 나누는 벽체의 표피(skin)를 걷어내고 조적벽을 드러내어, 기존의 방 구획이 자연스럽게 사무실의 워크스테이션들이 차지하는 영역으로 사용될 수 있게 했다. 동시에 이 벽들이 구조적 역할을 담당하지 않았던 벽체였음을 강조하기 위해 조적벽과 슬라브가 만나는 상부를 덜어내어 빛과 소리가 흘러나오도록 하였다. 건물이 축조된 과거의 내러티브를 공간화하면서, 동시에 벽들로 인해 잘게 나누어져서 공간이 협소해 보일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디자인 선택이었다.  기존 주택으로 쓰였던 건물은 외부를 향하는 창이 부족해 실내가 다소 어두웠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계단실 코어벽 상부에 천창을 내어 빛이 부드럽게 사무공간에 흐를 수 있도록 했다. 이 천창은 기존 슬라브를 부분적으로 절개하여 만들 수 있었는데, 이때 자연스럽게 드러난 철근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도록 했다. 이를 통해 건물이 지닌 시간을 디자인의 주요한 요소로 전용한다는 전봇대집 전체의 디자인 방향과 맥락이 유지되도록 하였다.  즉흥성의 건축 서계동 전봇대집은 컴퓨터 위의 도면과 모델링을 통해 모든 것이 치밀하게 계획되어 시공된 건물이라기보다는 현장에서의 즉흥적인 마주침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디자인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킨 결과물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오랜 시간의 속살을 긍정하고 우리의 전봇대집 디자인 정체성으로 읽힐 수 있도록 노력했다.  서계동 전봇대집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장의 예측 불가능성 속에서 낡은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을 탐구하는 프로젝트였고, 이 작은 도시적 개입이 어둡게 잊혀가는 작은 동네의 골목을 새롭게 밝히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글 구보건축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OPENHOUSE 영상 ㅣ 전봇대집 (The Pole House), 조윤희, 홍지학 11월 2일 2:00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