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취죽당

황두진

2018년 10월 17일 2:30PM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5
예약금 10,000원 결제 후 참석 시 환불

관찰
이 집은 31번지의 동북쪽 코너에 위치해 있다. 이 일대의 지형이 동북쪽에서 남서쪽으로 경사져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집은 그 정점에 근접해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집들에 가려서 외부로의 경관은 별로 제공되지 않는다. 문제는 집 내부에도 많았다. 이 집의 평면은 매우 특이했다. 전체적으로 ㄷ자 형의 배치를 하고 있는데, 대문간에 들어서면 바로 앞에 사랑채 측벽이 가로막고 서 있다. 그래서 집이 사람을 맞이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 사랑채는 또한 마당을 매우 답답하게 만들고 있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집의 느낌이 그리 양명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공간적 흐름과 스케일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우리의 건축적 과제가 될 것이었다.
이 집에는 다락과 그 아래의 부엌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것은 반가운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이전의 그 형태를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집주인은 천연염색을 하시는 분으로 이 집을 작업실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따라서 부엌은 취사 이외에도 염색과 관련된 작업들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마당과의 연계를 다시 고려해야 했고, 이 집의 특색은 이런 조건들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제안
집주인에게 제안한 우리의 생각을 제시했다. 가장 큰 제안은 완전히 방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기존 사랑채의 일부를 마루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그것도 벽에 창호를 설치하지 않는 완전한 개방공간으로 하자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몇 가지 건축적인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다. 우선 내부에서 경험하는 공간의 깊이가 비약적으로 증대된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게다가 대문간에 들어섰을 때 코앞에서 벽과 마주치게 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염색과 관련된 공개행사 등을 할 때 이 마루는 일종의 강당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마당과 부엌, 사랑채 마루가 서로 연계되어 사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제안은 부엌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는 마당을 통해 들어가게 되어 있는 기존의 구성에 추가해 안방에서 작은 계단을 통해서도 부엌에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안방에서는 다락으로도 올라가야 하므로 이 부분의 구성이 다소 복잡해질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작은 모형을 만들어서 집주인에게 제시했다. 한옥의 특성상 일반적인 평면만으로는 공간의 구성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모형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되었다.
우리는 또한 가능한 많은 수납공간을 만들어내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가 보면 자꾸 벽체가 밖으로 밀리면서 결국 처마 아래 공간이 없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 집의 기존 상태가 이랬는데 이런 집들을 길에서 보면 한옥이라기보다는 한옥의 입면을 상자에 붙인 것처럼 보인다. 결국 수납공간을 어느 정도 높이에서 끊고 그 이상은 그냥 벽체와 지중구조가 방해 받지 않고 만나게 하는 것으로 처리했다. 실내에서 보면 벽체 하부에 벽장이 생기는 것처럼 보일 것이었다.

공사과정
이 집은 무려 8개월에 걸쳐 공사가 진행되었다. 늦여름에 공사가 시작되어 결국 동절기를 만나 잠시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한 편으로 공사를 맡았던 박석규 대목의 끝없는 일욕심도 한 몫을 했다. 박대목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에서 부재들을 해체하여 재가공 내지는 교체하는 방법으로 일을 진행했다. 그러나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 설계부터 시작하면 거의 일년에 가까운 상당한 기간이 투자된 집이니만큼 집주인 분은 오랜 기다림에서 오는 기쁨이 더 컸을 것이다. 그러나 집은 결국 집주인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므로 앞으로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기대한다.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사진 박영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www.djharch.com


황두진
건축가 황두진은 서울대와 예일대에서 수학했다. 그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현대건축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옥을 현대건축의 시각에서 재해석하는 일련의 작업을 해오고 있기도 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하여 유럽을 순회한 <메가시티 네트워크 한국현대 건축전>에 참여했고 동 전시회의 전시디자인을 맡아 새로운 개념의 건축 전시를 보여준 바 있다.
주요 작업으로 Won & Won 63.5,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한국관, 춘원당, 엘주택, 휘닉스 스프링스, 가회헌, 한강교량보행자시설(한남, 잠실, 동작), 갤러리 아트사이드, 웨스트빌리지, 열린책들 등이 있다. 
저서로는 <가장 도시적인 삶-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반비, 2017), <황두진-다공성·구축술·시스템>(열린집, 2016), <무지개떡 건축-회색 도시의 미래>(메디치미디어, 2015),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해냄, 2005), <한옥이 돌아왔다>(공간사, 2006) 등이 있다.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올해의 한옥 대상(목경헌, 2016), 서울특별시건축상 우수상(원앤원 63.5, 2015),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 대상(통인시장 아트게이트, 2012), 서울특별시건축상 우수상(더 웨스트 빌리지, 2012),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올해의 한옥 대상(엘주택, 2011),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상 공동수상 (북촌 한옥, 2009),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집운헌, 2009), 한국건축가협회 아천상(가회헌, 2007)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건축 취죽당
설계 담당 정재학
지역 지구 도시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역사문화미관지구, 최고고도지구(16m), 용도구역기타(다세대전환 등 허가제한구역)
주요 용도 주택
대지면적 138.8㎡
건축면적 59.5㎡
연면적 59.5㎡
건폐율 42.87%
용적률 42.87%
규모 지상1층
구조방식 목구조
지붕 전통기와
내부 마감 한지도배
외부 마감 사고석, 전돌, 회마감
시공 박석규 대목(예송 고건축)
설계 기간 2004.05~2004.09
시공 기간 2004.09~2005.06
건축주 신순자

사진_하성욱
Map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5
건축가황두진
설계 담당정재학
건축주신순자
일시2018년 10월 17일 2:30PM
집합 장소가회동 주민센터 앞(지도는 집합장소로 표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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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HOUSE 가회동 백인제 가옥 서울시 민속문화제 제22호인 백인제가옥은 종로구 북촌(가회동)에 자리하고 있으며 1913년 건립된 근대 한옥으로 지난 2009년 서울시가 백인제(백병원 설립자) 유족으로부터 인수 후 보수공사를 거쳐,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건축 당시의 생활상을 복원 연출한 역사가옥박물관이다. 전통한옥과 다르게 사랑채와 안채가 복도로 연결되어 있고 건축재료로 압록강 흑송, 붉은 벽돌과 유리창을 많이 사용하였으며 안채의 일부가 2층으로 건축된 특징이 있는 일제강점기 대형(2,460㎡) 한옥으로 북촌에서 유일하게 실내까지 관람이 가능한 가옥이다.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460㎡의 대지 위에 당당한 사랑채를 중심으로 넉넉한 안채와 넓은 정원이 자리하고, 가장 높은 곳에는 아담한 별당채가 들어서 있다. 전통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근대적 변화를 수용하여,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 면에서 윤보선 가옥과 함께 북촌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꼽힌다. 1907년 경성박람회 때 서울에 처음 소개된 압록강 흑송(黑松)을 사용하여 지어진 백인제 가옥은 동시대의 전형적인 상류주택과 구별되는 여러 특징들을 갖고 있다. 사랑채와 안채를 별동으로 구분한 다른 전통한옥들과는 달리 두 공간이 복도로 연결되어 있어, 문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일본식 복도와 다다미방을 두거나 붉은 벽돌과 유리창을 많이 사용한 것은 건축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사랑채의 일부가 2층으로 건축되었는데, 이는 조선시대 전통한옥에서는 보기 힘든 백인제 가옥만의 특징이다. 글 사진 서울시 제공 장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7길 16(가회동) 이용시간 09:00~18:00 (입장마감 17:30)  ※ 자유관람시 외부 관람만 가능 휴관일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 1월 1일 관람인원 안내해설 1회 15명, 자유관람 동시관람객 100명 이용요금 무료 예약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http://yeyak.seoul.go.kr) 이용 및 현장접수 병행(문의 724-0200, 0232) 홈페이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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