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특집 유종수, 김빈(코어건축사사무소)
올해 건축가특집은 공공 건축에 주목하는 주제에 맞추어 공공 프로젝트의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코어건축(유종수, 김빈)을 소개한다. 코어건축의 대표작인 서울서진학교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풍부한 표정을 지닌 학교 공간은 오랜 시간 이어진 지역의 사회적 갈등을 위로하는 선물처럼 느껴졌다. 일반 학교 건축에서도 보기 힘든 팟(POD), 넓은 복도와 중정, 다채로운 재료가 만드는 공간은 이곳을 이용하는 아이들에게도, 지역 주민들에게도 건축이 주는 하나의 가능성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통의 방식으로 그러나 특별한 건축을 풀어내 온 코어건축의 작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공공 건축 영역에서 공모전에 참여해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이를 건축가의 의도대로 완성하는 과정은 하나의 의뢰인과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민간 시장과는 전혀 다른 과정을 거친다. 최저 입찰과 조달청 시스템 안에서 비현실적인 일정과 기획의 부재를 만나게 되면, 설계안의 의도와 완성도를 지키기 위해 몇 배의 노력과 에너지를 써야 한다. 코어건축은 이 고단한 공공 영역에서 공모전이라는 진검 승부로 프로젝트를 얻고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건축 원칙을 지키며 공공 건축의 다양성을 만들어오고 있다.
대전차방호시설을 리노베이션해 예술창작공간과 문화공간으로 바꾼 평화문화진지, 공진초등학교를 개, 증축해 가장 보통의 특수학교를 만들어낸 서울서진학교, 한강 공원의 전망을 바라보는 한강 공원 양화지구 매점, 한강 수난구조대를 위한 광나루 119 수난구조대, 주변 대형 건축물 사이에서 분절된 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SH 은평서대문종로센터까지, 코어건축은 공공 건축의 질적 완성도를 높이고 자신들만의 건축 유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건축가특집은 기린그림과 협업으로 진행된 서울서진학교 영상과 함께 코어건축이 진행한 6개의 공공 건축을 만나보며, 인터뷰를 통해 공공 건축에 개입하는 건축가의 태도와 과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